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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竹花-이름 없는 꽃

패랭이 꽃

by 닥터플로

내 이름이지만

나는 부를 일 없어요


내 얼굴이지만

나는 볼 일도 없고요


내 사랑이지만

내 맘대로 사랑할 수 없지요


누군가 불러주기만

기다리는 난,


작은 바람에도 손을 흔드는

가련한 들꽃입니다


흔한 패랭이 꽃

운동하다가 이쁜 꽃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고 시를 붙입니다. 길가의 외로운 들꽃이 내 처지와 비슷한 생각에 시를 썼지요. 그런데 꽃 이름을 알아보니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네요.


고려 인종 때의 환관(宦官) 정습명, 불우한 본인의 처지를 들판의 石竹花(패랭이 꽃)에 비유하여 오언율시를 적었다가, 임금님이 감탄하여 벼슬을 내렸다는 이야기가《파한집:破閑集》에 전한다고 합니다. 시 한 편만 제대로 써도 벼슬을 얻었던 세상...


지금 세상에도 시인과 같이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업무기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승진시험에 시창작 과목을 넣자고 주장해 볼까요?


石竹花 / 패랭이 꽃

世愛牧丹紅(세애목단홍)
사람들은 붉은 모란을 좋아하여,
栽培滿院中(재배만원중)
뜰 가운데 가득하게 재배하는데
誰知荒草野(수지황초야)
누가 알려나 황량한 초야에,
亦有好花叢(역유호화총)
좋은 꽃들이 무더기를 이루는 것을

色透村塘月(색투촌당월)
색은 마을 연못의 달에 비치고
香傳隴樹風(향전롱수풍)
향은 언덕 나무의 바람에 퍼지는데
地偏公子少(지편공자소)
외진곳이라 귀공자는 적으니
嬌態屬田翁(교태속전옹)
아름다운 자태는 촌로나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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