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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켜보는사람 Oct 12. 2024

2.첫출근

내발로 혼나러 가는길

2014년 봄 . 대학생활에도 하고자하는 목표도 딱히 없었던 나는 대학 방에 조용히 집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하고있었다.

하루는 너무 집에만 있다가 거울을 봤는데 왠 외계인이티 같은 팔다리가늘고 배만 볼록 틔어나온 영혼없는 사람이 눈알에 초점도없이 서있는것이 아닌가. 그모습에 충격을 먹고 안되겠다 어디로든 나가자 아무것도 안하더라도 나가서 앉아있자 라는생각에 집앞 카페로 향하기로했다. 내모습에 충격을받은건지 찬물로 샤워후에  장롱에서 최대한 깔끔한 옷을 주섬주섬입고  바로 뛰쳐나갔다. 오랜만에 보는 햇살과  충전되는 비타민D는 방구석에서 뛰쳐나온 나를 강하게 반겨주었다. 카페에 도착후 어색하게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뭐라도 해야겠다싶어서 구인사이트에 들어가서 여러 구인광고들을 보고있었다.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움직여야지 얼굴에 생기가 돌것다.

그정도로  집 화장실에서 본 내 몰골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바깥 날씨는 봄이라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서운바람이 치는 이른 봄에 동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하나 원샷 하면서 광고글을 보는와중에 병원 보호사 모집이라는 글귀를 보게되었다. 

게다가 그 병원은 우리가 흔히 아는 언덕위의 하얀집 즉,정신병원이였고 . 일반적으로 가볼일이없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게다가 위치는 내가 살고있던곳의 바로 뒷산에 위치하고있었다. 내집에서 산중턱의 하얀건물이 보였기에

걷기엔 멀고 차타기엔 굉장히 가까운 그런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딱히 고민하지않았다.

바로 병원으로 전화를했고 전화기너머로 차분한목소리의 여성분이 전화를 받았고 바로 병원 간호부장과의 면접이잡혔다.


면접당일 이력서를 지참하고 병원으로향했다. 병원은 산중턱에 있었고, 올라가는길이 경사가 상당히 강해서 나의 양쪽 종아리와 허벅지는 오랜만의 근육운동에 깜짝놀라 기분좋은 비명을 지르면서 꿈틀되었다.

병원 은 산이랑 어울려있어서 첫인상은 뭔가 스산했다. 그리고 들어가려면 경비아저씨게 병원 출입이유를 말하고 문을열어주면 들어갈수있었다. 그리고 경비아저씨껜 면접을 보러왔다고 말을했고 옆의 철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병원 원무과 쪽으로 가보라고 손짓으로 방향을 가르쳐주었다. 하얗게 생긴 병원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약간은 어두운조명의 병원건물내부가 나를 반겨주었다. 원무과로 보이는 데스크쪽으로 걸어가니 당직인원으로 보이는 사람 한명이 업무를 보고있었다. 아무래도 이날이 주말이라 직원들이 출근을 안한모양이다. 당연히 내원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조명을 몇개 꺼둔모양이다. 그러다보니 뭔가더 스산했고 멋쩍게 원무과직원에게 인사후 면접보러왔다고하니 바로앞 의자에 앉아서 잠시 기다리라고했다. 의자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면접을 기다리며 앉아있었다. 앉아있는동안 정신과 간호부장이니 엄청 덩치큰 마동석 배우같은 사람이 나올줄알고 내심 쫄려있, 막 나를 갑자기 납치해서 감금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도했다. 다시 돌아갈까 생각도 강하게 들면서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도망갈까 라고 각을 살짝살짝 잡고있는순간 멀지않은 거리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계신분이 걸어오셨고 중년의 여성분이 면접왔냐고 물어보았다. 도망갈까생각하며 의자에서 어색하게 떠있는 엉덩이를 완전히 일으키며 여성분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면접왔다고 예의좋게 인사하였고 중년의 여성분은 웃으면서 일단 상담실로가서 이야기하자고 나를 안내해주었다.

사실 이때도 고민했다. 친절하게 보인후 내가 방심하면 준비되있던사람이 나의 뒷통수를 치고 감금시키는건가!!

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고슴도치마냥 가시를 나름 잔뜩세우고 조심히 따라갔다. 과하다 싶다곤하지만 그때나는 이런 쪽이 완전 처음이었고 미디어나 영화에선 항상 공포의 상징으로 정신과가 그려졌고 그걸 보고자라온 나로선 우습지만 경계가 생길수밖에없었다.

하지만 이런 내경계를 비웃기라도하듯 중년의여성분은 자신을 간호부장이라설명했고 뭐라해야할까 굉장히 선하게 생기셨고 말씀자체가 엄청 차분했다. 내머릿속에 박혀있던 정신과 치료진이랑은 다르게 굉장히 말씀이 차분하셨다.

친절한목소리에 경계심을 완전히풀고 가벼운마음으로  면접을 보고 나왔고 간호부장님은 차후에 연락을 주겠다고하였다.


그리고 3일이지나도 딱히 연락은 오지않았다. 아.. 내가 그 친절함에 너무 속편하게 면접을봤구나 다른데 알아보자고 생각하고 다시 구직사이트에 들어가려는데  전화가왔다.

전화너머론 면접때의 그 친절한 목소리가 나왔고 이틀뒤 출근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나는 당연히 출근 완전 가능하다고 말한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집창문으로 멀리 보이는 산중턱의 하얀건물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현재살고있는집에서 갓난아기때부터 살고있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와함께 같이살고있었고 내가 말을 안들을땐 할아버지께서 항상 혼내시면서 하는말이있었다.

말안들으면 저기 하얀건물에 집어넣어버린다고 말이다.

저긴 무서운사람들이 잔뜩있으니 가서 그분들보고 혼내라고 해야겠다! 라고 날 혼낸적이있었다.

그래서 그 건물은 당시 어렸던 내 입장에선 공포의 상징이였던건물이였다. 그랬던 건물을 내발로 기어들어가고있다. 인생참...

 창문너머 멀리보이는 병원건물을 보며웃었다.

'내가 내발로 혼나러 들어가고 있네'

아직까진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같은 봄에 정신과로의 첫출근을 시작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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