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치열한 수 싸움 그리고 모략

야 오늘 또 모여!

by 지켜보는사람

오늘은 보드게임을 하나 소개해볼까한다.

80년대후반 90년대 초반인 세대인 나에게 보드게임하면 바로 생각나는건 '부루마블'정도가 되겠다. 보드게임을 싫어하진않는다. 다만 보드게임을 할 상황이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보드게임은 멀어졌다.

그러다가 요근래 친구집에 집들이겸 놀러가게되었는데 거기서 집구경을 하다가 친구집창고에서 보드게임을 하나 발견하게되는데 그 보드게임은 마치 나를 보고 '한번잡솨봐' 라고 하는듯한 매력을 뿜기면서 다가왔다.

그 매력에 끌려 자연스럽게 보드상자를 쥐고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이건 뭐하는 게임이냐? "


그냥 넌지시 물어보았고 친구는 나를 바라보며 가운데손가락으로 자신의 안경중앙부분을 스윽 올리면서


"하면 큰일나는게임이다. 하지만 하고싶다면 친히 가르쳐주지"


라며 비릿한웃음을 흘리며 나를 은근히 도발했다. 당연히 이런 싸구려도발에 나는 쉽게 넘어갔다. 하지만 보드게임은 2명이서하면 재미없는법 자고로 게임은 같이해야재미있다. 일단 내 와이프는 하기싫어할테고, 흠.. 집들이를 하러간 친구집엔 다른친구의 가족도 한팀와있었는데 그래.. 좋았어. 먹잇감발견. 친구의 와이프에게 말했다. 물론 그친구가 결혼하기 전부터 친구와함께 봐오던 사이 이긴하지만 최대한 예의를 차려 가볍게 도발을 해보았다.


"머리써야하는게임이래. 음.. 넌 못하겠구나"


슬며시 툭 던져보았다. 그리곤 친구와이프는 나를 바라보며 한마디했다.






접수완료.


훗.. 도발에 취약한자들이란.. 아, 나도 걸렸구나.






가족이있고 자녀가있는 성인남자둘과 여자한명을 순간적으로 혹하게 만들어 매료시킨 그 보드게임.


스플렌더




보드게임이라곤 부루마블이나 모노폴리정도밖에 몰랐던 나에게 창고안에서 보석을 세공하고있는 저남자캐릭터는 나를 충분히 궁금증이 차오르게 끌여당겼다.

스플렌더의 룰은 간단하게 보석을 모아서 15점을 먼저 달성하는 사람이 이기는게임이다.




스플렌더의 구성품은 이렇게 생겼다. 스플렌더 장판은 따로 사야하더라.


보석토큰인 각종 보석모양의 녹색,하얀색,빨간색,검은색,파란색 각각7개씩 있다. 그리고 조커토큰5개가있다.

그리고 위의 카드들을 개발카드 라고 하는데 개발카드는 초록색1단계 노란색2단계 파란색3단계로 구성되어있다.


자세한 경기규칙은 아주 심플하고 알기쉽게 설명해둔 영상이있어서 올려두려한다. 3분이면 설명이 끝나니 규칙한번 보면 될듯하다. 규칙을 보면 알겠지만 매우 심플하고 간단했다.


https://youtu.be/3Y-VZ3pCSlw?si=q_JwLzzRltFwY29j



조용히 자기점수올리면서 차곡차곡 빌드업을해서 이기는게임인 스플렌더. 그렇다면 과연 이것은 정적인 게임일까?


자고로 게임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법. 부처님도 일어나서 나에게 여래신장을 갈기고 예수님이화나서 면류관으로 내 뺨대기를 날릴수있게 만들수있는게임이 바로 이게임의 묘미가 되시겠다.


내가 빌드를쌓아서 점수를 내야 이기는게임은 결국 상대방도 빌드를쌓아서 점수를 내야한단소리가된다. 하지만 내눈은 옹이구멍이아니다. 상대방이 어떤 토큰을 모으고 어떤 카드를 노리고 어떤 빌드를 가려는지 보면 나온다. 이게 내가 잘봐서 그런게아니라 처음하는사람도 대충 상대방먹는걸 보면 저걸 노리고있구나라는게 각이 그려진다. 그렇다면 답은하나. 그 빌드를 못하게 지속적으로 괴롭혀주면된다. 어디서 감히 차곡차곡 보석을 먹으려하는가 !! 스플렌더는 2인게임이기도하지만 4인까지 지원하는게임이다. 4인이서 게임을 하는순간 아주 재미있는 개싸움이 나는것이다.

그리고 다들 알것이다. 고수싸움보다 초보들 싸움이 재미있는법. 그리고 컴퓨터가아닌 다같이모여 보드판으로 게임을하면 물리적,심리적,언어적 방해로 겐세이로 마구자비로 흔들어 토하게만들수있는게 바로 보드게임의 묘미.


'굳이 그렇게 격렬하게할거면 스플렌더가 아니라 다른 보드게임도 그렇게할수있잖아?'



스플렌더는 단지 구실일뿐이야. 그리고 이렇게 모였는데 마냥앉아 술마시는건 재미없잖아?





친구집에서 집들이를 명목으로 회동한 3가족은 스플렌더로 묶였고 현재 매주 모여서 스플렌더를 즐기고있다.

보드게임하나가 3가족을 묶을줄이야. 이럴줄알았으면 다양한 보드게임을 해볼걸이라는 생각에 후회를 조금은 하고있다.

우리중 자녀가있는 가족도있기에 자녀가크면 세대를 거쳐서 3가족이모여 중세시대컨셉을 잡고 스플렌더 대회를 개최해보자고 기분좋게 이야기하며 다깉이모여 맥주한잔을 해본다.


아, 스플렌더게임의 권장연령은 만10세이상이다.

설명은 이렇게 적혀있다.


10세에서 11세 사이의 아이들은 전략적사고와 판단력이 발달하는시기입니다.

아이들에겐 단순한 재미를넘어 논리력, 사회성, 자원관리 능력을 함께 기를수있는 보드게임입니다.






하지만 자라나는 어린이는 배신과 모략이 난무하는 스플렌더판에서 버틸수없을것이다!!!!!


으하하하! 와하하하하!










우리 스플렌더 할래?

















오늘도 3가족은 모여서 스플렌더를 한다.




- Fin-

keyword
이전 19화한번쯤해보는 상상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