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미라클센터 개원식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2023년의 마지막 날이자, 2024년을 여는 날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미라클을 만들기 시작하는 첫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여기 앞쪽에 서 계신 스무 분을 주목해 주시겠습니까? 예, 제가 서 있는 연단 바로 앞에 계신 분들이지요. 이분들은 저와 함께 앞으로 백일 간 미라클을 만들어 갈 미라클리스트 님들입니다.
(청중들 박수)
미라클리스트 님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잘 봐 두세요. 정확하게 백일 후에는 이분들 얼굴에서 빛이 나고,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하하. 네? 매일 변해가는 과정을 보고 싶으시다고요? 아쉽지만, 그건 좀 어렵습니다. 저와 함께 이 미라클리스트 님 한 분 한 분이 완전한 미라클을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백일 동안은 바깥세상과의 연결을 끊기 때문입니다.
백일, 이 백일이 가지는 의미가 있습니다. 남자의 정자가 성숙되고 수정력을 갖추는 데 걸리는 시간이 백일이고, 남성의 생리주기와 여성의 생리주기가 정확히 일치하는 시간이 백일입니다. 즉, 인간의 탄생을 위한 완벽한 시간인 거지요! 우리는 앞으로 백일 동안 미라클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김박사는 힘찬 목소리로 연설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누구인가! 그는 과거 네 명을 모아 자기 계발 세션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으로 문제점을 보완하여 꿈꾸던 센터를 만들고 드디어 이 자리에 섰다.
김박사 옆에서 서수지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청중들의 박수를 유도하거나 김박사의 말에 맞장구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서수지는 속으로 아, 백일 동안 골 아프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다른 중년 아저씨들과 별반 다름이 없이 자기가 유혹하는 대로 넘어오는 단순한 중년 아저씨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대충 얼마간 가지고 놀다가 다른 오빠로 갈아타야겠다고 생각했던 서수지였다. 그런데 김박사는 좀 달랐다. 자기가 볼 때는 그냥 아저씨 같은데 뭔가 사람을 끄는 흡인력이 있는지 끊임없이 방송을 타고 강의가 들어왔다. 서수지는 사람들이 김박사의 강의에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고 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바보 같은 사람들, 강의 몇 번 듣고 책 몇 번 읽으면 다 김경열 박사처럼 성공한다고 정말 믿는 것인가? 그건 너무 세상을 쉽게 살려고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자기만 해도 그렇다. 누군가는 돈 많은 아저씨한테 빌붙었다고 하겠지만, 이 또한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스무 살과 스물한 살이 다르고, 이십 대 초반과 이십 대 중반이 다르다. 나는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헬스장에서 두 시간 운동하고, 필라테스며 요가도 해서 몸매를 가꾼다. 피부도 얼마나 신경 쓰는지 직접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팩을 삼일마다 하고, 주기적으로 클리닉에 다닌다. 김박사가 계속 매력을 느끼게 하려고 받은 만큼 노력한다. 나는 김박사의 트로피가 되어야 하니까. 배부르게 먹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며칠 만에 몇 킬로를 빼주는 약을 찾고, 실패하면 자기는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라고 핑계를 댄다.
서수지는 김경열 박사가 내 건 소위 정신력과 간절도 테스트 등 여러 과정을 통과한 스무 명을 연단에서 내려다보았다. 무슨 미라클리스트람. 다 바보들 같아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