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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시나 Sep 24. 2024

따뜻하고 애틋하게

그래서 기특한 삶

살았다. 때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한다. 걱정하던 일이 잘 풀릴 때, 위기라 느꼈던 순간을 무사히 넘겼을 때 나는 그랬다. 


어쩌지. 반면, 어느 날 갑자기 고도 없이 날 선 불행 마주치기도 한다. 준비 없이, 특히 아무런 대책 없이 갑작스레 당할 때면 당혹스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


나는 그럴 때마다 매번 적지 않 당황며 그 순간에 내 잘못을 찾았다. 나는 좋은 일이 생길 때면 어리둥절해했고 불행에는 자책했다. 그것은 자기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이었다. 


특히나 나를 괴롭게 만드는 것은 뜻하지 않은 불행이었다. 내가 선행이라고 행한 행동이 의도치 않게 만든 불행의 씨앗이 되었을 때 나는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한 순간 한순간을 곱씹으며 나를 해체하고 내 마음에 회초리를 내리쳤다. 자신이 일부로 그런 것이 아님에도 신의 잘못을 계속 찾아냈다. 자기 마음에 스스로 트집을 잡고 끝없이 생채기를 낸 것이다. 그것은 내 정신과 마음을 모두 병들게 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람이 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의도치 않은 불행을 한, 두 번쯤 거치지 않는 이가 있을까. 그러 그때 내가 최선을 다 한 것이라면, 그 순간에 신의 기준에 올바른 행동이라 생각하고 좋은 의도로 한 것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불행에 좌절하기보다는 성실히 마주하고 이겨낼 힘 자신의 마음에게 북돋아 줘야 하는 것이다.


 이걸 알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이제 따뜻하고 애틋하게 삶을 바라보고자 한다. 그래서, 나 자신이 나를 한번 더 감싸 안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연습을 한다.  훗날 자신을 돌아봤을 때, 자신이 넘어지고 딛고 일어 순간 배우고 일어 성장의 기록이길 바라며. 언젠가는 과거의 내 모습을 돌이켜보며 후회가 아닌,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음에 기특해할 것을 기대해 보며.


그렇게 자신을 치유하면서,

다시 내리쬘 봄햇살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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