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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양 Dec 19. 2024

새벽 4시, 얼어붙은 바다를 깨우는 도천위판장

통영이야기

 차가운 공기에 바다마저 얼어붙은 새벽 4시, 통영 수협 도천위판장은 어김없이 불을 밝혔습니다. 어선과 트럭이 몰려들고, 아침을 서둘러 시작하는 수산물 어부와 경매사, 중도매인들로 분주하게 돌아갑니다. 이 활기찬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시간대별로 경매되는 어종이 다른 위판장, 새벽 4시는 활어와 선어 시간입니다. 경매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위판장을 둘러보며 오늘 어떤 물고기가 얼마나 들어왔는지 확인합니다. 정각이 되면 활어를 둘러싼 중도매인 사이로 본격적인 경매가 시작됩니다.     


 “광도면 00호 000 광어 두 마리”

 안내사가 지역과 어선, 생산자, 생선종류와 수량을 차례로 알리면 곧이어 경매사 특유의 호창이 울려 퍼집니다.

 “아이~~~~~~~~~아자 2만 6천 원 56”

 호창이 울리는 동안 상인들은 손을 재빠르게 움직입니다. 낙찰가와 중도매인의 번호가 확정되면, 중도매인은 번호판을 활어가 담긴 대야에 던지고, 서기는 신속하게 기록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매 소리와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고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 보다 보니 경매사의 호창과 중도매인의 손짓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위판장의 흐름에 익숙해지고 굳어있던 몸이 서서히 풀릴 즈음, 경매는 끝을 향해가고 각자 낙찰받은 생선을 챙기며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짧지만 치열했던 새벽의 분주함이 잦아들고, 위판장은 바다와 함께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어종별  경매시간 (일요일 휴장)

- 활·선어경매 : 새벽 04:00 시작

- 낙지경매 : 오전 08:30(12월~4월까지)

- 건메기경매 : 정오 12:00(12월~3월까지)

- 나잠경매 : 오후 4시, 5시, 6시(물때에 따라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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