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야기
아버지가 키우는 순돌이는 시고르자브종, 일명 똥개다. 원래는 새끼 때 잠깐만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데려왔는데, 그만 그대로 키우게 됐다. 순돌이는 일반 똥개보다 발이 크고 머리가 소 대가리만큼 크다. 몸무게도 꽤 나간다.
그런데 사냥개도 아닌 게 동물만 보면 환장을 한다. 덕분에 산에 갔다가 코를 반이나 뜯겨 오기도 하고, 피부병 걸린 너구리를 가지고 놀다가 병이 옮아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기도 했다. 이번엔 멧돼지 새끼를 건드렸다가 된통 혼이 났다.
“순돌이 임마 때문에 돼지한테 죽을 뻔했다!”
“또 사고 쳤어?”
“그래. 약수터에 갔다가 멧돼지 새끼를 건드려뿌라가.”
“엥? 순돌이가? 자세히 좀 얘기해 봐.”
“순돌이랑 약수터 갔다가 실실 내려오고 있었어. 근데 임마가 갑자기 산에서 막 쫓겨 내려오더라고. 저거 어디 갔다가 저래 쫓겨 내려오나 했나 이랬디. 좀 있다 보니께 돼지가 떼거리로 내려오는 거야. 우두두두 소리 나면서 막 쏟아지는 소리가 나잖아. 바로 옆에서. 할아버지 산소 가는데 거기. 이 뭐꼬! 이래가 다시 약수터로 도망쳤다. 순돌이는 집으로 도망가뿌고”
“몇 마리가 쫓아왔는데?”
“실체는 못 봤지. 약수터로 도망쳤으니까. 근데 바로 옆에서 돼지소리가 우거우거 났으니까 많았을 거야. 아무튼, 약수터로 가니까 사냥꾼 두 명이 산에서 내려오데. 보니까 영해 아는 형님들이거든. 돼지들이 엄청나게 내려온다니까 너희 집 개라 이러는 거야. 니 개 때문에 다 조졌다고. 돼지새끼를 깨물었뿌라가 새끼가 꽤액꽥 거리고 난리 났다 안 하나. 그리 어미 돼지가 가만있나. 어미하고 돼지들이 한꺼번에 다 순돌이한테 덤벼 뿐 거야. 그래서 순돌이 내삐리뿌고 도망 왔지. 순돌이도 지 혼자 산다고 도망갔뿌고.”
“에헤이.. 집에 가니까 순돌이 있더나”
“있던데”
“다행이다. 용케도 살았네.”
순돌이는 이름처럼 사람만 보면 홀라당 누워서 배를 까는 ‘순디’인데, 동물만 보면 덤빈다. 같이 산 지 10년, 개 나이로 80인데 언제 철 들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