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먹다 사레가 들릴 줄은 몰랐다. 그저 평범한 오후, 사과 한 입을 베어 물며 입 안 가득 퍼지는 상큼함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과즙이 기도로 넘어갔다.
목구멍이 따갑고, 숨이 막히는 듯한 기침이 시작됐다. 물을 마셔도 진정되지 않았고, 눈물까지 흘리며 컥컥거리는 기침이 계속됐다. 기침이 멈추지 않고 눈이 시뻘겋게 변한 나를 보며 사과 먹은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백설공주도 사과를 먹고 나서 이런 기침을 했을지도 몰라!' 독이든 사과를 한 입 베어 문 백설공주가 쓰러져 죽은 듯이 잠들었을 때, 어쩌면 나처럼 사과즙이 잘못 넘어가 기침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순간 나는 백설공주가 왜 그토록 쉽게 쓰러졌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백설공주가 이 기침에 숨이 막혀 쓰러졌을 거라고 생각하며, 나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 기침을 멈추려 애썼다.
멈추지 않는 기침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백설공주 앞에 왕자가 갑자기 나타나 너무 놀란 나머지, 기침이 멈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순간을 '깨어났다'라고 표현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나, 왕자님!' 하며 기침이 멎고, 기적처럼 평온한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동화 속 마법도 어쩌면 단순한 놀람과 사레였을 뿐이라는 나의 상상력에 나도 스스로 즐거워하며 그 생각을 계속 이어갔다.
|경험, 재해석하기
백설공주 이야기는 어릴 적 동화책에서나 접했던 익숙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사과를 먹다 사레들린 그 순간, 백설공주 이야기는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그녀가 잠든 이유가 단순히 마녀의 독 때문이 아니라 사과를 잘못 먹어 사레들어 숨이 막혀 쓰러졌다는 상상은 나의 생각을 자극했고,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게 만들었다.
고통스러운 기침과 사레 속에서도 떠오른 백설공주 이야기는 동화 속 판타지가 현실처럼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사소한 경험 하나가 나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였다.
백설공주가 잠든 이유가 독 때문인지, 사레 때문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 감정과 생각을 얼마만큼 확장할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떠 오르는 것들, 글로 풀어내기
사과를 먹다가 사레가 들린 순간, 나는 백설공주를 떠올리며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상상력으로 재해석했다. 일상 속에서 흘려버리기 쉬운 작은 사건들에 호기심을 가지면 백설공주뿐만 아니라 신데렐라와도 만날 수 있다. 우리 삶 속에는 경험과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숨어 있으며, 그것을 끌어올려 밖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글로 적어보는 것이다. 백설공주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잠든 이유가 단순한 독 때문이 아니라 사소한 실수였다는 생각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 순간의 웃음을 글로 적은 것처럼 말이다.
글쓰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감정과 생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고, 이를 표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겉보기엔 사소해 보이는 경험에도 그 안에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며 꿈틀대는 감정들이 무한히 숨어 있다. 내가 사과를 먹다가 기침을 했던 순간에 떠오른 백설공주와 연결된 그 감정을 글로 풀어내면서 더 깊이 있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바로 글쓰기의 힘이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일상의 작은 경험 속에 있는 감정과 생각을 더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는 과정은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고, 일상의 작은 경험도 감동과 재미로 가득 찬 이야기로 변하게 한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중요한 도구이며, 감정을 놓치지 않게 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집중하게 만든다.
|글쓰기, 삶을 풀어내다
우리 안에 있는 감정들은 때로 너무 복잡하게 얽혀 쉽게 풀리지 않을 때가 많다. 기쁨, 슬픔, 불안, 설렘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그 감정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도 명확하지 않고 흐릿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무엇이 문제인지,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조차 분명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대화를 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답을 찾으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감정들은 여전히 마음속에서 울리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때 글쓰기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글쓰기는 마음속 깊이 얽혀 있던 감정을 하나씩 꺼내어 볼 수 있게 해 준다. 머릿속을 떠도는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글로 적어 내려가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들이 드러나고, 그 감정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명확해진다.
글로 적으면, 그 복잡했던 감정들이 눈앞에서 정리되고 혼란스러웠던 생각들이 차차 제자리를 찾아간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감정을 정리하고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얽혀 있던 감정의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는 과정에서 우리는 삶을 어떻게 바라볼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복잡했던 감정들이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고, 그 감정들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