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어천 반환점 이후
내려갈 땐 탄력 받은 속도로 쭉쭉 밀고 나갔는데 반환점을 돌고 난 후 다시 되돌아가는 길은 무거워진 다리를 이끄는 싸움이다.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는 언덕은 아무런 말없이 주자들의 고통을 즐긴다. 굳건한 콘크리트로 무장한 채 웃음을 보인다.
가까워진 웅장한 고층 건물, 다시 멀어짐에 고통의 오르막 시험대를 마주한다. 천이 흐르는 길, 바람의 순풍이 역풍으로 돌변하는 주자를 저만치 밀어내려 한다. 밝은 하늘의 빛과 어둠에 비치는 불빛은 어서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라는 안내자가 된다. 높이 솟은 건물들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다. 그들의 힘겨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들만의 언어로 작은 생명체의 힘겨움에 서로 말을 나눈다.
길 따라 쭉 뻗은 꽃과 나무들도 합세한 듯 그동안 끊임없이 자신들을 괴롭힌 생명체를 비웃는다. 힘겨워 비 오듯 흐르는 땀방울에 뭐가 그리 고통스럽냐며 서로 말을 주고 받는다. 이미 자신들은 알지도 못하는 기습적 공격에 수없이 당해왔다고 바람의 살랑거림에 대화가 오간다.
내리막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낸, 어디서 굶주린 배를 자극하는 냄새로 흘러나온다. 잠시 멈추어 지금의 고통을 해방시켜 줄 노랗고 검은 갈색 빛에 빨간 게 건물 밖으로 좌판을 펼친다. 금방이라도 두 다리를 멈추어 아주 잠깐 힘겨운 뜀박질을 재충전 할 수 있다고 두뇌를 설득시킨다. 온몸의 신경들이 고갈된 에너지를 공급해달라 시위를 펼친다. 어두워질수록 불빛에 비치는 식욕의 자극은 스쳐 지나가도 이내 다시 되돌아오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시작점이 가까워질수록 언덕은 점점 그 높이가 상승한다. 시작할 땐 분명 낮아 보였는데 되돌아 왔을 땐 갑자기 땅에게 힘을 얻어낸 듯 솟아 오름이 미스테리라 한다. 건물 하나 없이 잔가지로 나무가 심어진 곳을 지나면 다리 밑 터널이 자신은 평평한 길이라 안심하라 한다. 한번 속지 두 번 속겠냐며 속는 셈 치고 잠시 숨을 고르게 한다.
터널의 끝은 다시 오르막이 인사를 전한다. 한두번이면 좋으려만 3번의 인사가 달갑지 않는 마지막은 반가움의 마지막 악마의 미소를 전달한다. 짧은 듯 길지 않는 반복의 대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