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 팀원들에게 인사하며 본사로 출근한다. 재직 중인 회사는 자율출퇴근제라, 담당 시장의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춰 출근한다.
출근하자마자 먼저 하는 일은 메일을 확인하는 일이다. 회사에 머무르지 않았던 12시간 동안 보통 30~50개의 메일이 쌓인다. 대체로 현재 진행 중인 항차의 선적현황 메일이다. 선사에서 각 모선마다 선적이 얼만큼 진행되었는지, 선적 중 특이 사항은 없었는지 Progress Report를 5-6시간 단위로 송부해준다. 영업사원은 매일 선적현황을 확인하고 대처가 필요한 사항 (선적 중 모선 크레인이 고장 났거나, 출항 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 등) 이 있으면 처리해야 한다.
오전 10시 30분, 메일을 다 확인할 때쯤이 되면 오전 회의가 시작된다. 각 파트별로 판매실적을 점검하는 실적 회의, 각 시장 담당자들이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시황 회의, 주별로 각 영업사원들이 거래선마다 이슈를 정리하여 보고하는 주간 팀회의 등이 있다. 긴 회의가 끝나면 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오후 1시,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오후 업무에 복귀한다. 오후 업무는 입찰 준비다. 최근 많은 거래선들이 ‘입찰' 방식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공기업 입찰의 경우에는 입찰 안내 서류가 약 150쪽 이상일만큼 준비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 입찰 준비의 시작은 입찰 안내 서류를 읽고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할지 정리하는 일이다. 이후 법무팀과 입찰서류를 검토하며 대비해야 할 법적 위험이 있을지 점검하고, Bid Bond를 자금팀 및 은행 측과 협의하여 개설해야 한다. 영업팀 핵심 역량은 소통 능력인데, 이처럼 유관부서와 일해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입찰에 참여할 물량을 공급선과 협의하여 구매하고, 만약 선판매가 필요할 경우 유관부서에 보고해야 한다. 덧붙여 물류 가능 여부 및 비용을 파악하고, 어떤 금액으로 입찰에 최종 참여할지 결정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실제 입찰에 참여할 때는 해당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 낙찰 시 당사의 예상 이익 및 당사가 대비해야 할 리스크 등을 리더 및 유관부서에 설명하고 내부 품의 및 재가를 받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영업이라고 하면 대체로 외부영업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내부영업에 외부영업보다 더 오랜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오후 3시, 입찰 준비를 계획한 만큼 완료하면 항차 오퍼레이션을 시작한다. 낙찰됐거나 계약을 수주 성공하여 항차가 확정되면 오퍼레이션을 해야 하는데, 우선 공급선 및 수요처와 계약서를 협의한다. 공급선과 수요처의 계약서 조항들 중 차이 나는 부분이 많을수록, 문제가 생길 경우 우리 쪽에서 위험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치명적일 수 있는 조항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책을 세워두어야 한다.
모선 선적이 시작되면, 선적 서류를 준비한다. 계약서 조항에 따르면 대체로 선적 서류들은 선적 완료 후 3영업일 내에 사본이 수요처에 전달돼야 한다. 또 잘못 발행되면 통관을 하지 못해 양하 절차에 문제가 생기므로 사전에 공급선 및 수요처와 2~3번 확인해야 한다. 선적 중에 선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양하항에 언제 도착할 예정인지 수요처에 알려주기도 한다. 선적이 끝난 항차들은 조출료 및 체선료를 계산하여 공급선, 수요처, 그리고 선사와 협의한다.
오후 5시, 보고서를 작성한다. 영업팀은 사업부의 핵심이기에 입찰 및 수주, 항차 오퍼레이션 외에도 보고 해야 할 자료들이 많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판매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 회사가 투자한 광산에서 얼마나 판매수익을 내고 있는지 등을 보고자료로 정리하고, 사내 규정에 따라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