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개발자’라는 직업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가? 구글에 ‘개발자’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대부분의 결과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이다. 그러나,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라는 직업이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기 전까지, 사실 개발자는 곧 부동산 개발자로 이해되곤 했다.
나는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시행사에 근무하고 있는 4년 차 직장인이다. 시행사 업무를 5단계로 요약하자면, ‘검토-매입-공사 준비-공사-매각/운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 부동산 개발의 5단계 >
➀ 검토 단계
검토 대상 토지의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통해 어느 정도 규모의, 어떤 상품을 건축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개략적인 건물의 규모와 용도를 설정한 후 개발 사업성을 검토한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통해 특정 토지에 어느 정도 크기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규모)와, 그 건물을 어떤 용도(상가, 아파트 등)로 사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규모: 위의 ‘1.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사례 속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계획되어 있다. 따라서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건폐율 50%, 용적률 250% 규모의 건물을 건축할 수 있다.
용도: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건축 가능 용도는 대표적으로 근린생활시설, 병원, 교육 연구시설 등이 있다.
➁ 매입 단계
수익률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검토될 경우, 매각 주체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개발 예정인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를 세부적으로 설정한다.
➂ 공사 준비 단계
기존 토지에 건축물이 있으면, 업체를 통해 철거공사를 진행한다.
‘➁ 매입 단계’에서 설정한 건축물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인허가 관청에 개발행위 허가를 받는다.
공사를 진행할 시공사를 선정하고,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한다.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출을 요청하고 실행한다.
➃ 공사 단계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을 처리한다.
시공사를 관리 감독하고, 건설공사 계약서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한다.
➄ 매각 혹은 운영 단계
4년 차라는 경력이 꽤 많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나는 아직 위의 5단계 중 4단계까지만 경험해 본 부동산 개발업계 신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내가 맡은 사업장은 준공 후에 10년간 임대 운영 후 매각해야 하는 임대주택 사업지이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의 5단계를 모두 경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0년 이상의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 운명을 가진 중고 신입 예정자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