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더언니 Oct 04. 2018

사랑과 사람 사이

호되게 사랑에 상처를 받은 곰이라면 이렇게 말해본 적이 있을거야.


아 정말, 못해먹겠다. 남자(여자)라면 이젠 지긋지긋 해.


그도 그럴 것이,

한 동안의 일상이 무너졌으니까.




파운데이션을 찍어 바르는 그 순간도 눈물이 나와 스펀지가 축축해지고,

지하철에서도 눈물이 나와 수시로 거울을 보며 마스카라 번짐 테러에 계속 신경써야 한다.

밥을 먹는둥 마는둥, 입맛이 없으며,

당장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일을 기계적으로 해치워 나가면서도,

중간 중간 울컥하는 마음을 누르며 물을 마신다.





나의 마음이 죽도록 아파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거지 같은 사실 때문에,

'아몰랑' 쉬고싶어도 매일의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그저 견디고 억누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새로운 남자(여자)를 만나!


그렇게 누군가를 소개를 시켜준다고 해도, 달갑지만은 않아. 사랑은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하는데,


왠걸, 나는 사랑이 하고싶지 않은걸.



연애가 주는 달콤함의 갈망보다,

마음이 받았던 충격과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에 먼저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지니까.




그래서일까,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곰은,

남자(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


그러나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처절하게 일상이 무너져 내려져 봤으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아주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매달리고 싶지 않고 사소한 것 부터 다시 쌓고 싶어한다.




물어보지 않아도 하루를 나누는 것.

좋은 것을 대할 때 함께하고 싶은 것.

오늘 역시도 여전하게 마음이 변하지 않고 사랑하고 있다고 표현해 주는 것.



그것은, 단순히 남자(여자)를 만나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Ps. "나는 이제 사랑보다, 이제는 정말 괜찮은 사람 만나야지. 라는 생각을 했어." -어느 날 네가 내게 해준 말-


 

이전 17화 곰이어도 괜찮은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