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떤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모 Nov 27. 2024

엽서



이런 날, 쓸쓸하게 흐린 날

누구라도 좋으니

밥이나 한번 먹자는 전화가 온다면 좋겠네

술도 한잔 곁들였으면 좋겠네

내 슬픔이나 근황 따위는 무시하고

그저 얼굴 한번 보자고

오늘따라 그냥 생각이 났다며

툭 걸려오는 전화가 있으면 좋겠네 

단지 그냥

그냥이라는 말의 촘촘한 밀도 

찬물에 밥을 말고 익은 김치를 꺼내고  

쓸쓸한 것들도 같이 앉아 길게 목을 빼는 날

늦게라도 좋으니 늦지 않게  

당신에게 전화가 왔으면 좋겠네















https://youtu.be/j2t_VmzuZSc?si=30wI5vOGufL4khLE

술 한잔해요 / 지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