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쓸쓸하게 흐린 날
누구라도 좋으니
밥이나 한번 먹자는 전화가 온다면 좋겠네
술도 한잔 곁들였으면 좋겠네
내 슬픔이나 근황 따위는 무시하고
그저 얼굴 한번 보자고
오늘따라 그냥 생각이 났다며
툭 걸려오는 전화가 있으면 좋겠네
단지 그냥
그냥이라는 말의 촘촘한 밀도
찬물에 밥을 말고 익은 김치를 꺼내고
쓸쓸한 것들도 같이 앉아 길게 목을 빼는 날
늦게라도 좋으니 늦지 않게
당신에게 전화가 왔으면 좋겠네
https://youtu.be/j2t_VmzuZSc?si=30wI5vOGufL4kh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