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개비 자욱한 아우라지 강가
야속한 세월을 탓하며 부지깽이 장단에
곤드레 딱주기 큰애기 타령
산골 할마이 목청은 마침내 늙고 처량해져
청춘도 옛님도 백발도 멀구덤불이라지
여버리 총각은 가물 감실 속절없고
버드내 처녀 사시장철 애태우니
눈물로 천지간에 억수장마 질라는지
아주까리 올동박도 끝내 다 지고 말면은
나는 조금 슬픈 얼굴을 하고
어느 너와집 처마 그늘에 들어
다래박 들이키며 한숨이나 돌릴거나
메밀국죽에 민둥산 막걸리나 한모금 할거나
아라리 긴 고비 하나 넘고 나면
강냉이밥은 벌써 오글박짝 끓는데
해당화는 어데 피고 두견새는 언제 울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