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거기 성수동은 잘 있는지
레미콘 공장에서 자갈을 비비던 인부들
붉은 벽돌 물류창고에서 비를 맞던 슬레트 지붕
몽유병처럼 밤샘작업을 마친 핏발 선 눈동자
세수도 없이 61번 버스를 타러 떠나면
염색공장 흰 개도 목줄을 끌어 배웅을 하고
갈비골목에 퍼지던 달콤한 탄내도
면접을 보려고 수제화를 맞추던 부푼 두 발바닥도
연무장길을 가는 여공들의 꽁무니를
은근하게 따라붙기만 하던 순진한 흑심까지
내내 안녕들 한지 마침내 구겨졌는지
사진 찍기 바쁜 기름때 흥건한 거리에서
늙은 제대군인처럼 멀어져 간 브루클린의 기억들
무심코 누가 모르는 어깨를 부딪혀오면
뭔가 두고 온 것이 생각날 것만 같아서
우리들은 차가운 소주를 하나씩 들고
뚝섬에 앉아 돼지껍데기를 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