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07_의문의 동굴 소년과 양갱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헉! 헉!”


윤호가 애완견 똘똘이처럼 혀를 쭉 내밀고 산길을 올랐다. 두 번째 산행이었지만, 여전히 힘들어했다.


그래도 군소리는 하지 않았다. 반 소풍 때보다는 덜 힘든 거 같았다. 한번 오른 길이라 익숙했다.


앞장서서 산길을 오르던 강인이 사방을 유심히 살폈다. 그가 고개를 끄떡이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이제 조금 더 오르면 돼! 저 앞에 샛길이 있을 거야. 거의 다 왔어.”


“그렇지? 이제 끝났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윤호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한 손으로 이마에서 줄줄 흐르는 땀을 닦았다.


5분 후 셋이 걸음을 멈췄다. 산길 옆에 작은 나무 벤치가 있었다. 나무 벤치는 딱 봐도 낡고 오래됐다.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강인이 산길 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찾았다. 한 손으로 한 나무를 가리키고 말했다.


“그때 이 나무에서 다람쥐 가족을 봤어. 이 나무가 맞아.”


“아, 그래? 그렇구나. 다람쥐가 여전히 있나?”


반장 진호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렇게 귀여운 다람쥐를 찾았다.


그때! 윤호가 크게 외쳤다.


“나무 위에 다람쥐가 있다!”


“어? 진짜야?”


강인과 반장 진호가 고개를 위로 올렸다. 나무 기둥에 다람쥐 한 마리가 매달려 있었다. 작고 귀여운 게 아주 앙증맞았다.


“찾았다. 여기가 맞다!”


강인이 기쁜 나머지 손뼉을 짝 쳤다.


윤호가 군침을 삼키고 말했다.


“그럼, 먼저 … 우유 식빵 먹고 샛길로 들어가자. 우유 식빵 먹을 생각에 여기까지 힘내서 올라온 거야. 눈앞에서 식빵이 어른거렸어.”


“그래, 그래. 윤호가 수고했으니 식빵부터 먼저 먹고 가자.”


반장 진호가 말을 마치고 가방을 내렸다. 가방을 열고 우유 식빵 봉지를 꺼냈다. 식빵을 꺼내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셋이 식빵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참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빵이었다. 게살처럼 쭉쭉 찢어졌다.


한 번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가히 식빵 계의 마스터피스라 부를 만했다.


잠시 후 맛있는 간식 타임이 끝났다. 식빵을 말끔히 다 먹은 셋이 걸음을 옮겼다. 큰 나무를 따라서 숲속 안으로 들어갔다.


숲속에 강인의 말대로 샛길이 있었다. 작은 오솔길이었다. 사람이 꽤 오랫동안 다니지 않은 거 같았다.


길의 형태가 분명하지 않았다. 수풀이 우거져 잡초가 길을 덮었다.


“이거 좀 으스스한데 ….”


앞장서서 걷던 윤호가 몸을 떨며 말했다. 그러자 뒤따라 가던 강인이 말했다.


“그럼, 내가 맨 앞에서 갈게. 나를 따라와.”


“그래, 그게 낫겠다.”


윤호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강인이 빠른 걸음으로 윤호를 앞질렀다. 그렇게 셋이 깊은 숲속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진짜 모험이 시작됐다. 땡땡이 소년탐정단이 사각사각 풀을 밟으며 동철을 찾으러 나섰다.


샛길은 어두컴컴했다. 우거진 숲속이라 다른 곳보다 무척 어두웠다. 오후의 햇빛이 울창한 숲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래서 음침했다. 습기도 높은 편이었다.


사각! 사각! 풀 밟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소년 셋이 입을 꾹 다물고 샛길을 걸었다. 그렇게 5분 정도 걸었을 때, 저 앞에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빌라 여러 채 크기였다. 그 규모가 실로 대단했다.


“아!”


커다란 바위를 발견한 강인이 감탄사를 내질렀다. 1년 전 아빠와 함께 왔던 곳이었다. 그가 한 손으로 커다란 바위를 가리키고 말했다.


“바로 저 바위야! 바위에 커다란 구멍이 있었어. 그 구멍 안에 길이 있었어.”


“그래! 그럼, 다 왔네.”


“다행이다! 빨리 와서. 그런데 여기 좀 무섭다.”


“맞아.”


윤호와 반장 진호가 서로를 쳐다봤다. 둘은 음침한 길을 걸으며 심장이 떨렸다. 울창한 숲속에서 뭔가가 갑자기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강인이 서둘러 바위로 달려갔다. 탁! 탁! 나뭇가지 밟는 소리가 들렸다. 바위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이리저리 살폈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모퉁이를 돌았다. 그렇게 1년 전에 봤던 커다란 구멍을 찾았다.


“어? … 없네!”


모퉁이를 돈, 강인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가 참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1년 전에 있었던 커다란 구멍이 지금은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구멍이 없는 거야?”


윤호가 서둘러 강인에게 걸어갔다.


강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모퉁이를 돌았을 때 구멍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그래?”


윤호가 참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반장 진호도 뒤따라 왔다. 사방을 잠시 둘러보다가 바위를 살폈다. 바위에 구멍 같은 건 없었다. 그가 말했다.


“강인아, 바위에 구멍 같은 건 전혀 없어. 여기가 맞는 거야?”


“이거 참!”


강인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양 입술에 침을 묻히고 잠시 생각하다가 한 손을 들었다. 바위 표면을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렸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바위 표면을 유심히 살피던 강인이 고개를 끄떡이고 말했다.


“바위가 좀 달라진 거 같아. 이 부분이 좀 이상해. 다른 바위를 갖다가 붙인 거 같아. 다른 데는 부드러운데 이 부분만 딱딱하고 거칠어.”


반장 진호가 급히 말했다.


“뭐? 다른 바위로 구멍을 막았다는 말이야?”


“내가 볼 때 그런 거 같아.”


“우리도 살펴보자.”


윤호와 반장 진호도 바위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들이 고개를 끄떡이고 말했다.


“그렇네. 강인이 말대로 다른 바위를 갖다 붙인 거 같아.”


“맞아. 자세히 보니 그런 거 같아. 길쭉한 바위를 붙인 거 같아.”


“그렇지? 내 말이 맞지.”


강인의 말에 친구들이 모두 동의했다.


“음!”


강인이 예사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이곳은 깊은 숲속이었다. 누군가가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뚫고 이를 다른 바위로 메웠다.


이는 평범한 일이 아니었다. 뭔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역시 여기가 의심스러워.”


강인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가 긴장감을 느낀 듯 왼손으로 턱을 매만졌다. 그러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붙인 바위를 한번 옮겨볼까?”


친구 둘이 그건 힘들 거 같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우리가 저걸 어떻게 옮겨? 본드로 단단하게 붙인 거 같은데 ….”


“맞는 말이야. 그건 불가능해.”


“그래도 한 번 해보자. 어서 와봐.”


“알았어. 시도는 해보지 뭐.”


윤호와 반장 진호가 바위로 걸어갔다. 셋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붙인 바위의 테두리를 잡고 힘을 쓰려고 할 때!



투툭!



바위 위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그건 돌가루와 흙이었다. 이후 인기척이 느껴졌다. 발소리가 들렸다.


“응?”


갑자기 들리는 발소리에 강인이 깜짝 놀랐다. 그가 서둘러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바위 위를 살폈다.


“어?”


커다란 바위 위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소년이었다. 강인과 같은 또래였다. 평범한 키였다.


그런데 몸은 그렇지 않았다. 매우 말랐다. 며칠 동안 밥을 굶은 듯했다. 볼살이 쑥 들어가 앙상했다.


옷도 마찬가지였다. 무척 남루했다. 후드가 달린 회색 체육복이 헐렁했다.


석 달가량 옷을 빨지 않은 듯 반들반들한 기름때가 졌고 흰색 얼룩이 군데군데 많았다.


“헉!”


강인이 갑자기 등장한 한 아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반장 진호와 윤호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한 소년이 커다란 바위 위에서 그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누, 누구지?”


강인이 아이의 얼굴을 살폈다.


소년은 머리가 길었다. 긴 머리가 코까지 내려왔다. 빗지 않은 더벅머리였다.


이마를 가린 머리카락 사이로 작은 눈이 반짝거렸다. 허연 얼굴에 이목구비가 작았다.


“흐흐흐~!”


더벅머리 소년이 바위 밑에 있는 아이들을 보고 씩 웃었다. 누런 이가 드러났다. 회색 체육복과 검은 머리카락 사이에서 그 존재감이 드러냈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리자, 강인과 윤호, 반장 진호가 뒤로 물러섰다. 셋이 뛰는 가슴을 달래고 더벅머리 소년을 주시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커다란 바위에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땡땡이 소년탐정단이 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그건 불시에 등장한 더벅머리 소년이었다.


그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겉모습으로 볼 때 거지나 노숙자 같았다.


“쟤는 누구야? 처음 보는 아이인데 ….”


윤호가 강인에게 속삭였다. 강인도 그렇다는 고개를 끄떡이고 말했다.


“나도 누구인지 모르겠어. 쟤가 왜 여기에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뭐가 좀 이상하다.”


반장 진호의 말에 강인이 사방을 쭉 둘러봤다. 사방은 고요했다. 소년 넷을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강인이 한 발 앞으로 나왔다. 더벅머리 소년이 누구인지 알아야 했다. 그가 큰소리로 외쳤다.


“넌 누구니? 왜 거기에 있어? 옷차림은 왜 그래?”


더벅머리 소년이 답했다. 옷차림과 달리 여유 있는 목소리였다.


“내 옷차림이 어때서? 이건 너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그건 그렇고 … 네가 물은 건, 내가 묻은 싶은 말이다. 너희는 여기에 왜 왔니?”


“그건 ….”


강인이 머뭇거렸다. 그러자 반장 진호가 한 발짝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 반장답게 말했다.


“우리는 매송초등학교 5학년 2반이야. 우리는 반 아이를 찾으러 여기에 왔어.”


“그렇구나, 흐흐흐!”


더벅머리 소년이 여전히 여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아이가 사라졌다고? 이곳에서?”


“응! 동철이라는 아이야. 경찰이 산을 수색했는데 못 찾았다고 들었어.”


“그렇구나. 그래서 왔구나. 동철을 찾으러 … 그럼, 잘 왔네.”


더벅머리 소년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입맛을 다시더니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쑥 넣었다.


그리고 뭔가를 꺼냈다. 그건 길쭉한 물건이었다. 물건을 감싼 봉지를 까더니 뭔가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윤호가 그 모습을 보고 급히 말했다.


“너 뭐하냐? 뭐 먹고 있는 거야?”


그 말을 듣고 더벅머리 소년이 씩 웃었다. 뭔가를 오물오물 씹더니 꿀꺽 삼켰다. 참 맛있다는 표정을 짓더니 몸을 움츠렸다.


그 모습을 보고 소년 셋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더벅머리 소년이 뭔 짓을 할 것만 같았다.


“야아!”


더벅머리 소년이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용솟음쳤다. 번개처럼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무척 날렵한 몸놀림이었다.


“헉!”


그 모습을 보고 셋이 깜짝 놀랐다. 집채만 한 바위에서 더벅머리 소년이 힘차게 떨어졌다.


순간! 더벅머리가 휘날렸다. 그렇게 잠시나마 그의 얼굴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마에 길쭉한 흉터가 있었다. 흉터가 이마를 가로질렀다.


이윽고 탁! 하는 소리가 들렸다. 더벅머리 소년이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몸을 일으키고 걸음을 옮겼다. 뭔가를 들고 계속해서 먹었다.


“응?”


강인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더벅머리 소년이 먹는 걸 유심히 살폈다.


그건 양갱이었다. 더벅머리 소년이 양갱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양갱을 깨끗이 다 먹고 셋 앞에 섰다.


강인이 더벅머리 소년에게 말했다.


“너 지금 뭘 먹은 거니? 혹 양갱이니?”


더벅머리 소년이 실실 웃으며 답했다.


“그래, 양갱이야. 양갱이 뭔지는 알지?”


강인이 잘 안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럼, 잘 알지. 엄마 아빠가 양갱을 좋아해.”


“그래? 그럼, 너도 먹어봐.”


더벅머리 소년이 한 손을 품에 넣었다. 바지 주머니에서 양갱 하나를 꺼냈다.


그러다 강인 옆에 있는 윤호와 반장 진호를 보고 양갱 두 개를 더 꺼냈다. 양갱 세 개를 셋에게 권하며 말했다.


“양갱이야. 아주 맛있어. 어서 먹어. 난 이걸 매일 먹어.”


“양갱!”


양갱을 보고 윤호가 입맛을 다셨다. 그가 군침을 꿀컥 삼켰다. 양갱은 단팥빵의 팥소와 같았다. 아주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강인이 더벅머리 소년이 든 양갱 세 개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더벅머리 소년의 얼굴을 살폈다. 긴 머리가 얼굴의 반을 가렸다.


‘이 아이는 도대체 누구지?’


강인의 입술이 바짝 말라 갔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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