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73_마지막 대결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누, 누구지?”


병아리 2, 배기원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셋이 계속 다가왔다. 아침 햇살이 강렬했다. 셋의 실루엣이 눈부셨다. 그건 광채였다.


“어?”


병아리 2, 배기원이 깜짝 놀랐다.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일어났나? 병아리 2.”


“너, 너희들은!”


병아리 2, 배기원이 크게 외쳤다. 그는 셋을 알았다. 29년 전 명덕산에서 처음 만났었다.


셋은 유강인과 윤호, 진호였다. 윤호와 진호는 얼굴과 팔에 붕대를 감았다. 붕대 사이로 피멍이 보였다.


사각사각! 모래 밟는 소리가 들렸다.


유강인이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매송 초등학교 땡땡이 소년 탐정단이 너를 찾아왔다. 29년 만의 만남이군. 반갑다.”


“으으으~!”


그 말을 듣고 병아리 2, 배기원이 이를 꽉 깨물었다. 도망치려는 듯 몸을 이리저리 돌렸다. 몸이 돌처럼 무거운 거 같았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잠시 후 땡땡이 소년 탐정단이 병아리 2, 배기원 앞에 섰다.


셋이 한 남자를 바라봤다. 분노의 눈길이자, 측은함의 눈길이었다.


셋 다 병아리 2, 배기원의 사연을 알고 있었다.


병아리 2는 스톡홀름 증후군 피해자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납치하고 부모를 구호하지 않은 지남철 박사를 존경하고 따랐다.


지박사처럼 천재 과학자가 되고 싶어 했다.


잠시 모래사장에서 침묵이 흘렀다.


병아리 2, 배기원이 셋이 반가운 듯 쓱 미소를 지었다.


유강인이 입을 열었다.


“병아리 2, 이제 너는 끝났다. 이만 항복해라. 죄의 대가를 달게 받아라.”


“흐흐흐!”


병아리 2, 배기원이 비웃음을 흘렸다. 그가 힘을 모아서 크게 외쳤다.


“유강인! … 개소리하지 마라! 나는 신이다. 너 같은 놈에게 당할 존재가 아니다.”


신(神)이라는 말에 유강인이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병아리 2, 네가 저택 옥상에서 말했었지. 재앙의 신이자 기적을 이루는 마신(魔神)이라고 ….”


“그렇다. 나는 마신이다. 그 누구도 나를 거역할 수 없다.”


“과연 그럴까? 그건 헛된 꿈이 아닐까?”


“뭐라고?”


병아리 2, 배기원이 정곡이 찔린 듯 깜짝 놀랐다.


유강인이 말을 이었다.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였다.


“너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 배기원 정신 차려라! 어서 꿈 깨라! 너는 나처럼 숨 쉬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과대망상은 집어치워라!”


“웃기지 마라! 내가 네 말을 들을 거 같으냐? 너는 잔대가리의 대가일 뿐이야! 신 앞에 잔대가리는 애들 장난일 뿐이다.”


병아리 2, 배기원이 발악했다. 유강인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유강인이 그 말을 듣고 미간을 모았다. 성이 난 듯 얼굴이 점점 무서워졌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셋의 대치가 이어졌다.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을 마신이라고 부르는 자와 대치하고 있었다.


병아리 2 배기원은 신이라고 불리는 자였다.


청천의 신도들이 그랬다. 병아리 2, 배기원을 살아있는 신으로 모셨다. 그래서 그 헛된 꿈에 취한 거 같았다.


“좋다!”


유강인이 단전에 힘을 모았다. 10초 후, 호통이 터졌다. 마른하늘에서 쾅! 하며 떨어지는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너는! 너의 과대망상을 이루기 위해 세 사람을 죽였다. 무고한 많은 이들도 죽이려 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죽을지 알 수 없다.

죽은 이들의 영혼이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다. 모두 너의 세 치 혀에 속아서 비참하게 죽고 말았다.

이는 천인공노할 짓이다! 이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큰 소리가 들렸지만, 병아리 2, 배기원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으며 말했다.


“유강인! 잘 들어라. 원래 큰일을 하려면 희생양이 필요한 법이다. 세상일이란 게 원래 그런 거야. 그걸 몰랐냐?

대를 위해 소의 희생은 당연한 거야. 그래서 바이오클린을 만들었잖아! … 그러면 된 거잖아!”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모든 일에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정도가 있다. 정도를 지키지 않으며 그건 파국을 낳을 뿐이다.”


“뭐? 파국?”


“그렇다!”


병아리 2, 배기원의 얼굴이 뻘게졌다. 그가 분을 참지 못하고 크게 외쳤다.


“유강인! 넌 세상 물정을 몰라! 넌 멍청한 놈에 불과해! 헛똑똑이지. 아주 어리석은 놈! 돌대가리!!”


유강인이 고개를 가로젓고 답했다.


“난 멍청한 게 아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다. 망상은 망상일 뿐이다. 난 그걸 알 뿐이다.”


“너는 아주 아주 건방진 놈이야! 재수가 없어. 권재훈 그놈보다 천 배, 아니 억만 배 재수 없어!!”


병아리 2, 배기원이 커다란 분노를 토해냈다. 그가 몸을 움츠렸다.



타타타타!



헬기 소리가 공중에서 들렸다.


그 소리가 다급함을 알렸다.


병아리 2, 배기원이 쓱 미소를 지었다. 이제 기운을 차린 듯했다. 두 손이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바닥은 모래사장이었다.


하얀 모래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유강인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두 눈이 점점 커졌다. 그리고 번쩍였다. 햇빛을 받아 광채가 빛났다.


“야아~!”


순간! 병아리 2, 배기원이 고함을 질렀다. 몸을 푹 숙였다. 두 손을 쫙 벌려 모래를 한 움큼 꽉 쥐었다.


유강인의 눈빛이 다시 번쩍였다. 순간!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병아리 2가 번개처럼 몸을 일으키고 외쳤다.


“받아라!”


큰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와 함께 모래가 사방에 뿌려졌다.


사방이 뿌예졌다. 그때를 틈타, 병아리 2가 재빨리 움직였다. 몸을 뒤로 돌렸을 때!


유강인이 허공을 갈랐다. 앞을 가리는 뿌연 모래를 헤치고 마치 번개처럼 벼락처럼 아래로 떨어졌다. 정의의 일격을 준비했다.


“이놈!”


커다란 호통이 들렸다. 유강인이 오른발을 높이 쳐들었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정의의 일격이었다.


무쇠 같은 뒤꿈치가 병아리 2, 배기원의 등에 정확하게 꽂혔다. 시위에서 날아간 화살 같았다.


“악!”


병아리 2가 일격을 얻어맞고 바닥에서 나뒹굴었다.


“제, 젠장!”


병아리 2가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두 손에 모래를 다시 움켜쥐었다.


그때! 2차 공격이 시작됐다.


유강인이 오른발로 착지한 후 그 힘을 이용해 돌려차기를 날렸다.


전광석화 같은 왼발이 빙그르르! 돌아가며 병아리 2, 배기원의 턱을 강타했다. 쇠망치가 쾅! 내리치는 거 같았다.


“으악!”


병아리 2가 비명을 내지르고 바닥에서 나동그라졌다.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이, 이놈! 유강인!!”


병아리 2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재앙의 신 마신다웠다.


몸을 일으키더니 옆에 있는 커다란 돌멩이를 꽉 잡았다. 커다란 돌멩이를 높이 쳐들고 유강인에게 달려들었다.


커다란 돌멩이가 허공을 갈랐다. 맞으면 중상이었다. 그 돌멩이가 유강인의 머리로 향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유강인은 차분했다.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조준선을 가늠하는 거 같았다.


커다란 돌멩이가 지척으로 왔을 때!


유강인 두 눈을 크게 떴다. 두 눈이 정월 대보름 보름달처럼 커졌다.


그 순간! 왼발이 날아올랐다. 발날이 잘 간 칼날 같았다. 왼발이 칼처럼 허공을 싹 갈랐다.


정확도 100퍼센트 옆차기였다.


한껏 굽힌 무릎이 순간, 탁하며 펴졌다.


“어어어~?”


병아리 2, 배기원이 깜짝 놀랐다. 그가 피하려고 했을 때!


정의의 발날이 병아리 2의 명치를 순간적으로 쾅! 때렸다. 인정사정없었다.


커다란 타격음이 들렸다.


“악!!”


병아리 2, 배기원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가 그 자리에서 꼬꾸라졌다. 큰 충격에 정신을 잃었다.



그때, 휘리릭! 소리가 들렸다.



해경 헬기에서 로프가 내려왔다. 경찰 특공대가 로프를 타고 모래사장으로 내려왔다.


특공대원들이 급히 움직였다. 바닥에 쓰러진 병아리 2, 배기원을 에워쌌다. 곧 포승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병아리 2가 꽁꽁 묶였다. 그렇게 병아리 2를 체포했다.


“으으으~!”


1분 후 병아리 2, 배기원이 정신 차렸다. 그가 깜짝 놀랐다. 몸을 꽉 묶은 포승줄을 보고 망연자실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드디어 병아리 2를 체포했다.


사각사각! 모래사장을 밟은 소리가 들렸다.


네 사람이 모래사장을 걸어왔다. 넷은 사건 담당 형사들이었다.


인천 북부경찰서 강력반 원창수 형사와 하진석 형사, 김기동 형사,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정찬우 형사였다.


형사 넷이 병아리 2, 배기원 앞에 걸음을 멈췄다. 한 형사가 앞으로 나왔다.


넷 중 가장 연장자인 원창수 형사였다. 큰 덩치가 오늘따라 더 커 보였다.


원형사가 앞에 있는 용의자를 잠시 내려다봤다. 그러다 크게 외쳤다. 아주 우렁차고 패기 넘치는 목소리였다.


“배기원! … 당신을 현 시각으로 사이비 종교 청천 신도 살인 혐의 및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한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면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다!”


당찬 목소리가 바닷가에 울려 퍼졌다. 둥둥둥! 승리를 알리는 북소리와 같았다.


승리의 북소리를 듣고 유강인이 씩 웃었다. 그가 친구들을 찾았다. 저 앞에 친구 둘이 있었다.


한 친구는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다른 친구는 키가 작고 몸집이 단단했다. 윤호와 진호였다.


윤호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땡땡이 소년 탐정단이 오랜만에 다시 모인 건가?”


“그렇지.”


진호가 고개를 끄떡이며 답했다. 그가 말을 이었다.


“다시 모였으니, 옛날처럼 산에 오르자! 빵집에 가서 빵을 사자. 명덕산에 다시 오르자.”


“하하하! 그래, 그러자. 이번에는 샛길로 가기 없기다. 샛길은 … 무서워!”


윤호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유강인이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 친구 둘이 모두 기운을 차렸다.


땡땡이 소년 탐정단, 셋이 다시 모였다. 눈빛으로 기쁨을 나눴다.


“자, 가자.”


“그래.”


“저놈을 잡았으니 기쁜 날이다. 29년 전에도 저놈 때문에 죽을 뻔했잖아. 그때만 생각하면 끔찍해. 어떻게 연구소에 불을 지를 수가 있어? 우리 모두를 죽이려 한 놈이야.”


땡땡이 소년 탐정단이 걸음을 옮겼다.


공중을 날던 경찰 헬기가 저 멀리 날고 있을 때


사이렌 소리가 크게 들렸다.


경찰차가 여러 대가 모래사장으로 달려왔다. 용의자를 호송할 차량이었다.


1분 후 병아리 2, 배기원이 경찰차에 실렸다.


“놔라! 이놈들아! 내가 누구인 줄 알고 … 이런 짓을 하는 거냐!”


병아리 2가 길길이 날뛰었다. 이는 소용없는 짓이었다. 경찰들이 우악스러운 손길로 그를 모셨다. 차 안에다 던져 버렸다.


경찰차가 다시 출발했다. 사이렌이 다시 울렸다. 인천 북부경찰서로 향했다.


유강인과 친구 둘이 하얀 모래사장을 계속 걸었다. 순백의 모래가 그들을 반겼다.


참 좋은 날이었다.


저 앞에 조수 둘과 탐정단 밴이 있었다. 황정수, 황수지가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흔들었다. 어서 오라는 거 같았다.


유강인이 탐정단 밴을 보고 말했다.


“차 안에 그때 먹었던 우유 식빵이 있어.”


“저, 정말이야?”


여전히 식탐이 좋은 윤호가 그 말을 듣고 아주 기뻐했다. 그가 말했다.


“어서 가자! 우유 식빵을 다시 먹고 싶어! 천상의 맛이잖아!”


“그러자! 그때 먹은 우유 식빵 맛은 잊을 수가 없어.”


진호가 격하게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친구 셋이 달리기 시작했다. 유강인, 윤호, 진호가 탐정단 밴을 향해 내달렸다.


그렇게 땡땡이 소년 탐정단이 의기투합했다.


“하하하!”


“하하하!”


흥겨운 웃음소리가 모래사장에서 넘쳤다.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 소리도 들렸다. 조수 둘과 형사들, 경찰들이 너도나도 손뼉을 쳤다. 그 소리가 우레 같았다.



타타타타!



경찰 헬기 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 소리가 축포 같았다.


그렇게 사건 해결을 자축했다.


속 시원한 해결이라 기쁨도 두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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