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74_마지막화) 위령제와 명덕산 산행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한 달 후


여기는 인광 생명 공학 유전자 연구소다. 연구소 건물 앞, 야외 주차장에서 행사가 엄숙하게 진행됐다.


행사는 위령제였다. 바이오클린 개발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을 기리는 자리였다.


많은 사람이 위령제에 참석했다. 위령제는 인광 연구소 소장, 지단길 박사가 주관했다.


맨 앞에 단이 있었다. 단 위에 하얀색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희생자 영정 사진과 커다란 촛불 두 개가 타올랐다.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


단 아래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지단길 박사였다. 지박사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한 달 전, 인천 바닷가 절벽 저택에서 비극이 있었다. 지박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병아리 2, 배기원의 독에 당했다.


독을 마신 사람들은 모두 사경을 헤맸다.


유강인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먼저 병아리 2의 마지막 퀴즈를 풀고 지수미를 구했다. 황금색 잔, 바이오클린을 골라 지수미를 살렸다.


지수미를 구한 후, 유강인은 병아리 2 일당 중 하나인 수석연구원 지정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지정혜는 감형 조건을 받아들이고 행동에 착수했다. 뱀독의 정체를 밝히고 병아리 2 핸드폰에서 바이오클린 제조법을 찾아내 바이오클린을 만들었다.


뱀독의 정체와 바이오클린 덕분으로 독에 당한 사람들이 건강을 회복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한 사람이 결국, 죽고 말았다. 그는 바이오클린 책임 연구원 박순후 박사였다.


박박사는 지남철 박사의 조수였다. 그 뒤를 이어 악행을 저질렀다. 용궁 보살과 손잡고 오진주를 또 납치했다.


박순후 박사는 다른 사람과 달리 다양한 독을 마셨다. 독 성분 분석 결과, 검은 피의 저주뿐만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독이 서너 개나 있었다.


이는 병아리 2, 배기원이 의도한 일이었다. 원수인 박박사를 노리고 아주 특별한 음료를 준비했다.


박순후 박사는 병아리 2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최후를 맞았다.


위령제가 엄숙하게 진행됐다.


사회자가 앞으로 나왔다.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무거운 목소리였다.


“다음으로 지단길 소장님의 위령사 낭독이 있겠습니다.”


지단길 박사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가 단 위로 올라갔다.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인광 생명 공학 유전자 연구소 소장, 지단길입니다. 유전병과 고질병 치료제, 바이오클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이 해를 당하셨습니다.

그중에서 안타깝게도 돌아가신 분들이 있습니다. 총 책임자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큰 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너무나도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다시는 이런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하며 불법적인 인체 실험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바이오클린 피해자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생각입니다. 전 재산을 위로금을 내놓겠습니다.

아울러 투병 중인 피해자들이 완치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의료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 모든 일은 오래전 저희 집안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최초 피해자는 김덕길님과 그 따님이었습니다. 집안을 대표해서 정말 사과드립니다.”


지단길 박사가 말을 마치고 흐느꼈다. 동생 지수미가 앞으로 나왔다.


남매가 서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둘 다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렇게 선대의 잘못과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지단길, 지수미 남매는 파렴치한 인체 실험과 관련이 없었다. 둘 다 바이오클린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그렇다고 천인공노할 일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바이오클린 임상실험을 담당한 우경임상실험센터와 사이비 종교 청천이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단, 관리 책임이 있었다. 둘은 그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헌화를 마치고 5분 후 위령제가 끝났다. 하얀 백합이 억울하게 죽은 혼들을 달랬다.


위령제에 유강인과 조수들도 참석했다.


유강인도 헌화했다.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사건을 속 시원히 해결했지만, 희생자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지단길 박사와 홍보팀장 지수미가 걸음을 올겼다. 유강인 앞에 걸음을 멈췄다. 남매가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했다.


“아이고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유강인이 서둘러 맞절했다.


지박사가 허리를 펴고 입을 열었다.


“유탐정님 덕분에 저와 동생이 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해야 할 일을 한 거뿐입니다. 개의치 마세요.”


“아닙니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어리석게도 유탐정님이 아버지 죽음과 관련됐다고 의심했습니다. 정말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그건 병아리 2의 농간이었습니다. 지박사님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오늘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촌들을 만났습니다. 이 일도 유탐정님 덕분입니다.”


“사촌이라고요?”


“네, 막내 삼촌의 아들들입니다. 아주 오래전 막내 삼촌이 가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막내 삼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오늘 위령제에 막내 삼촌 아들들이 참석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바이오클린 성공 소식을 듣고 사촌들이 위령제에 참석했습니다. 막내 삼촌처럼 생을 마감할까 봐 전전긍긍했답니다.”


“아, 그렇게 됐군요. 막내 삼촌도 돌아가신 건가요?”


“네, 우리 아버지처럼 막내 삼촌도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군요.”


“많은 분의 희생으로 바이오클린을 완성했고 그 덕분으로 저주를 끊었습니다.”


“저주를 끊었다니 다행이네요.”


“앞으로 우리 남매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연구소는 매각할 예정할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곧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에 헌신하겠습니다. 저는 죽다 살아났습니다. 제2의 인생을 값진 데 쓰겠습니다.”


“훌륭하신 생각입니다.”


“그럼, 잘 돌아가세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단길 박사가 말을 마치자, 홍보팀장 지수미가 말했다.


“유탐정님, 그때 황금색 잔을 골라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며 저는 옥상에서 죽었을 겁니다.”


유강인이 답했다.


“그때 운이 좋았습니다. 하늘이 도와준 거 같습니다.”


“그렇군요. 하늘이 도와줘서 제가 살았군요. 그 운도 유강인 탐정님 덕분이죠. 정말 감사합니다.”


홍보팀장 지수미가 말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렇게 작별 인사가 끝났다. 유강인이 조수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황정수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우유 식빵을 잔뜩 사서 차에 실었습니다. 어서 명덕산으로 가시죠.”


“그래, 가자. 명덕산에 오래간만에 오르자.”


황수지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친구분들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벌써 명덕산 입구에 있답니다.”


“오! 그래. 서둘러야겠네. 어서 가자고!”


유강인이 말을 마치고 빨리 걸었다.


오늘따라 날씨가 좋았다. 1월 말이지만, 겨울이 끝나는 거 같았다. 화창한 날이라 등산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유강인이 두 손바닥을 쓱쓱 비볐다. 몸이 근질거렸다. 앞으로 새 사건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좋다!”


유강인이 어깨를 탁 폈다. 어떤 사건이라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에게는 용기가 있었다. 어떤 사건이라도 풀 수 있다는 용기가 있었다.


용기가 충만한 유강인이 힘차게 걸었다.


저 앞에 명덕산이 보였다. 친구 윤호, 진호가 두 손을 흔들었다.




<에필로그>


- 병아리 2, 배기원을 비롯한 일당은 모두 체포됐다. 그들은 살인 및 살인 미수, 불법 의료 행위 등 여러 죄를 저질렀다. 이에 상응한 처벌을 받았다.


- 병아리 2, 배기원은 그 죄질이 너무나도 무거워 사형을 선고받았다.


배기원은 넷을 죽였고 많은 사람을 죽음의 위기로 몰았다. 그는 과거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용서받을 수 없었다.


- 병아리 1, 지정혜는 불법 의료 행위와 살인, 살인 미수 공범이었고 이에 직접 관여했다.


그렇지만, 어릴 적 트라우마와 뱀독의 정체를 밝히고 해독제를 만든 점을 고려해 선처받았다.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했다.


- 병아리 3 오진주는 불법 의료 행위와 살인, 살인 미수 공범이었고 이에 직접 관여했다.


그녀도 지정혜처럼 선처받았다.


어릴 적 받았던 커다란 트라우마를 고려해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했다.


- 고창석 비서는 살인 및 살인 미수 공범이었다. 조사 결과, 이에 직접 관여한 점은 없었다. 이에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 경찰은 진향리 청기와집을 수색했다. 수색 결과, 6.25 전쟁 때 잃어버렸던 문화재를 다수 발견했다.


결국, 가난한 머슴이었던 지인광의 막대한 재산은 전쟁이라는 혼란한 시기를 틈타 국보급 문화재를 훔친 거로 드러났다.


확보한 문화재는 모두 압수됐다.


청기와집 주인인 지단길 박사는 청기와집을 포기했다. 다른 이에게 집을 팔았다.


명덕산 비밀 연구소도 재조사한 결과, 지인광의 솜씨로 드러났다. 지인광은 솜씨 좋은 도굴꾼이었다.


- 경찰은 청기와집 뒤편 귀신굴 바닥도 조사했다. 바닥을 파헤치자, 유골이 나왔다. 시신은 둘이었다. 김덕길과 그 딸로 추정됐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오진주의 할아버지와 이모로 판명됐다. 진향리 이장과 경찰은 유골을 유족에게 보냈다.


귀신굴은 그 이름이 바뀌었다. 귀신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냉굴로 바뀌었다.


- 가건물에서 구출한 청천의 신도들은 모두 회복했다. 결국, 시간이 약이었다. 몸의 점진적으로 변하자, 청천의 독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체내에서 배출됐다.


- 인광 생명 공학 유전자 연구소의 주인이 바뀌었다. 새로운 이름은 GH 생명 공학 연구소였다. 연구소는 생명 공학을 주도하는 연구소로 그 위상을 이어갔다.


- 기적의 약이라 불렸던 바이오클린은 치료제로 등록됐다. 면밀한 조사 결과, 기적의 약이라는 말은 과장이었다. 특정 유전병 치료에 좋은 치료제였다.





탐정 유강인,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용기

20편 더 블랙, 악의 연대 2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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