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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은 정의를 만들 수 있을까...

-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고

by 준 원 규 수

선우현 저 / EBS한국교육방송공사 / 2023년



저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홉스의 생애와 그가 쓴 책 '리바이어던'에 대한 해설서이다.

성서에 나오는 포악한 괴물을 나타내는 '리바이어던'을 제목으로 하는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처럼 논란이 많았기 때문인지 저자는 홉스의 사상을 설명하기 전 홉스가 태아로 존재하던 시기의 영국에 대한 설명부터 한다.

평민으로 태어나 학문적 뛰어남을 인정받아 귀족 가문에 가정교사로 취업,

왕당파였던 그를 따라 프랑스로 망명을 할 수밖에 없었던 홉스의 상황 등을 설명하며

홉스가 진정 왕당파에 찬성했기 때문이 아닐 거다,

홉스가 제정 정치도 관계없다는 식으로 말을 한 것은 인민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정부라면 제정의 행태여도 관계없었을 거라는 추측도 함께.



홉스가 인민의 '자발적이고 의지적인 약속(계약)'이 정치권력의 정당성이 된다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계몽주의가 유행처럼 퍼지던 17세기의 "이성"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간이 반드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그 믿음은 현대 사회를 본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했다.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과 시스템은 언제든지 강자들의 손에서 무기로 돌변할 수 있고,

암묵적인 동의가 있다고 생각하여 문서화되지 않는 법의 여백들은

강자들이 자신들의 죄를 은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자신들의 정당성은 누군가로부터 위임받은 의무에 있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사회 곳곳의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사회에서 '리바이어던'은 정말 정의를 만들 수 있을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나오는 많은 상황들과 그에 대한 이견들 중 하나의 대비축은 자유와 제한이다. 평등한 복지국가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자신의 노동으로 받은 급여를 '법'이라는 강제를 통해 세금으로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자유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은, 홉스의 귀에는 자연 상태로 돌아가자는 거냐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국가의 개입은 최소한이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자들 역시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독재나 공포를 앞세우는 비민주적인 국가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극우적 사고에 빠져 온갖 철학적, 법적 용어들을 오염시키고, 대중들에게 혐오라는 감정을 부추기며 그것을 바탕으로 정치권력을 획득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추종자들을 보면 홉스는 자신이 전제했던 '이성'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지 않을까.


홉스가 종교 단체와 성직자들을 향해 던진 비판들 역시 영국과 경도상 반대편에 있는, 400여 년이나 지나버린 우리나라의 상황에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신을 믿는지, 성직자를 믿는지 구분하지 못하고 맹목적 신앙에 빠진 사람들이나 그들의 믿음을 이용해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넘어 정치권력까지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어디에나 존재하는 모양인 듯...


소개서를 잘 읽었으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홉스가 쓴 진짜 <리바이어던>을 읽어 봐야겠다.





이렇게 머릿속에 있던 작가, 도서들을 터는 게 아니라 진짜 내 책장에 있던 책을 털어야 하는데...

가을에 고른 책이 진도도 더디고 읽을 책이 너무 많기도 했다.

하~ 올해 가기 전에 그 책 다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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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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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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