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로 가라앉고 있는 많은 마음들에게
어떠한 노력을 더해도, 결국엔 너는 나보다 먼저 생을 마감할 것이고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을 순 없겠지.
평균 수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길어야 15년이면 오래 살았다는 얘기를 듣는 너를
결국엔 보내줘야 할 순간이 온다는 것은 너를 처음 마주하고, 너를 안고 집까지 걸어오는 내내 알고 있었고, 매일 너와 함께 하는 순간에도 늘 미리 염두에 두고 있었다.
첫아이를 보냈을 때, 정말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의심도 없이 나와 계속 함께할 거라는 당연함에
나이가 들어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아이를 두고 이별의 준비를 하지 않았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며,
이번에 너를 내 아이로 데려오면서는 너의 짧은 생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겠다는 결심을 했고
너의 마지막 순간은 꼭 내 품에서 편안하게 보내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고작 한 살에서 두 살이 될 때에도 나는, 너의 나이 들어감이 두렵고 무서웠다.
하루하루 크는 게 아깝다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너무 예뻐서 점점 두려워지는 게 어떤 건지,
매일 커가는 너를 보면 너를 잃게 될 미래의 내가 벌써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아직 어린 너를, 내 양 무릎을 세워 그 사이에 앉혀 놓고 마주 보며
너와 한참 눈을 맞춘 채로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말하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 후로도 네가 정말 알아들어주기를 바라며 진심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할 땐
항상, 어김없이 눈물이 났다. 많이 사랑할수록, 많이 아파질 것을 알기에 미리부터 눈물이 흘렀다.
세상을 살며 아프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 하던데
그 말을 한 사람도 필시 깊이 사랑해 봤고, 많이 아파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