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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내일까지 달라고 하시는데, 전 퇴근이라 이만

6. 위로는 꼰대 아래로는 MZ

by 이바다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을 MZ 사원들 대한 이야기.

유명한 티비쇼인 SNL의 한 코너 <MZ오피스>에서는 MZ세대 사원들의 근무 형태라는 사회 현실에 유머 한 스푼을 섞어 과장되고 재미있게 표현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눈까리는 이미 유명하고, 그 밑으로도 "선배님께서 일을 시키실 때 언제까지 하라고 기한을 주지 않아서 아직 끝내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당당히 하는 후배 캐릭터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말 저런다고? 라며 '과장되었다'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진짜 저런다며 더 심한 사례도 있다고 본인의 이야기를 앞다투어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4년간 일하며 지켜봐 온 MZ 세대 본인으로서 이야기하자면.

SNL에서처럼 근무 복장, 태도를 지키라는 선배에게 "전 그게 싫은데요?"라며 할 말을 하지는 않는다.

시킨 일 왜 다 못했냐는 선배에게 눈을 치켜뜨며 "선배가 늦게 시키셔서 일 다 못했는데요?"라고 말하진 않는다.


MZ로서 말하자면!

우리도 그 '엠제트'라는 이름 하에 근무능력과 사회능력이 결여되는 사람으로 함께 묶이고 싶지 않.


다만,

현재 사회초년생들은 출퇴근 시간 지키기, 휴가 원하는 날짜에 사용하기, 원치 않는 술자리 거부하기 등 본인의 권리를 주장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세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꼰대'로 묶여 부르는 분들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학생이 아닌 '국가의 인적자원'으로써 학교를 다니던 분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속에서 회사가 곧 나 자신이었던 그분들에게는 사실 '까라면 까'는게 당연한 일들이었을 것이다.


많은 기성세대들의 사고 또한 어느 정도 유연하게 바뀌었다지만. 본인들이 20년간, 30년간 걸어온 길이 '옳은 길'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현재 세대에게 큰 불만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요즘 것들은", "이래서 MZ들은"이라며 맨 밑 말단 사원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한다. 어차피 말을 해도 안 통한다는 게 주 이유이다.


그렇게 퇴근 직전에 "이거 내일까지 처리해서 보내주세요."라는! 어마무시한! 퇴근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성세대들의 요구사항은


말단 사원이 아닌

<MZ세대>로 분류되기에는 조금 경력이 많이 찬 6-10년 차 팀장급들에게 돌아가기 된다.




위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은 요구사항이 누르고,

아래에서는 조용히 퇴근시간에 맞춰 사무실에서 사라질 후배들이 존재하고 있는 그 팀장들은


나도 태어난 걸로 따지면 MZ인데.... 라며 조용히 그 조직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실무의 가장 앞선에서 발로 뛰며,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여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팀장급들에게 이런 현실을 타파해 줄 더 좋은 보상과 워크 툴(여기에는 제대로 된 후배들 포함)들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그 실무자들이 빠져나간, 허리가 잘려나간 조직은 누구도 오래 있고 싶지 않은 조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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