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나 스페인어나...

by 이삼오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SNS며 번역기, 통역기, AI를 통해 다른 언어는 더 이상 소통의 장벽이 한없이 낮아지고 있다.



학원에서 주어지는 과제 또한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영어일기는 좀 올드(?)한 학원이라면 꼭 있는 과제이다.



일주일에 한 개, 혹은 두어 개씩 일기를 써도 되고 자유로운 주제로 수필을 써와도 된다.



퀄리티는?



천차만별, 레벨별로 모두 다 다르지만, 절반이상은 어마무시한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번역기나 AI를 돌렸으니까.



일 년에 책 한 권, 혹은 자기 스스로, 의지대로 200페이지 넘는 책 한 권도 안 읽었다는 초중등생도 더러 있다. (진짜다)



책 한 권 안 들여다보고 수행평가도 본인 스스로 아무 도움 없이 글쓰기 자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무슨 놈의 영어로 일기나 수필을 쓸까.



아주 드물게 본인의 능력과 의지로 쓰는 학생도 극소수로 있긴 하다.



몇 주전 썼던 것을 그대로 다시 베껴서 쓰는 친구도 있고 (내가 모를 줄 알고? 칫), 친구의 것을 베껴 쓰거나 쿨 하게 AI나 번역기를 그대로 돌려서 제출하기도 한다.




H는 또래 여학생들과 별다를 바 없는 평범한 6학년 아이다.



아이돌 좋아하고, 다이소와 올리브영을 열렬한 신자가 교회를 가듯이 가곤 한다.



숙제하기를 너무 싫어해서 항상 나머지를 하는 친구다.



특히 영어 일기를 너무나도 싫어하고, 어쩌다 해오면 몇 줄 써올까 말까, 그것도 번역기 단골이다.



본인 능력으로 썼다고는 하지만 그냥 뭐라고 끄적여 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면서 알면서 속아준 지 오래다.



어느 날, 일기를 감수하려고 폈는데 번역 본이 너무 이상했다.



KakaoTalk_20260224_140806820.jpg


"오늘 피구를 했어. 더워 죽는 줄 알았지만, 그래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번역기를 돌릴 거면 적어도 '영어' 세팅으로 해놓든가...



스페인어로 잘못 설정을 하다니.



정작 본인은 이게 영어인지 스페인어인지 알빠노...



"H야, 이거 어느 나라 말이니? 영어 일까?"



"네... 영어 아닌가요?"



H에게는 영어나 스페인어나... 그냥 같은 말, 다른 언어이다.





AI와 통번역기가 하루가 다르게 더욱더 강력해지고 있는 세상인데...



언어를 배우는 방식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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