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lence of the Middle-Schoolers
문법은 문제를 풀면 된다.
독해는 글을 읽고 문제를 풀면 된다.
듣기도 듣고 문제를 풀면 된다.
단어는 외우면 된다.
스피킹, 회화는... 말을 해야 한다.
질문의 물음에 신나서 필요 이상의 답을 하고 TMI를 시전 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아주 기계적, 형식적으로 답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말하기 능력이 출중함에도 말을 아끼는 경우도 있고, 성경이 급하고 산만해서 말도 안 되는 말을 끊임없이 내뱉는 경우도 있다.
겉보기엔 말이 전혀 안 돼도, 자신감 있게 무슨 말이든 솰라솰라 하는 아이들이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나 자신감만 있을 뿐, 말도 안 되는 말을 고치지 않으면 그냥 되지도 않는 말만 할 뿐이다.
물론 이를 잡아줘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자신감은 정말 중요하긴 하다.
다만, 전부는 아니라는 거다.
진짜 어려운 대상은 침묵을 고수하는 친구들이다.
특히 중학생들.
초등학교 때까지는 조용히 하라고, 그렇게 뭐라고 해도 떠들어 대더니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무슨 마법에 걸렸는지 대부분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사춘기에 접어들고 자아가 분리되며 말 수가 줄어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에겐 용납할 수 없다.
스피킹 수업 땐 어떻게든 학생들의 입을 열게 하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물론 모두가 입을 닫고 있지는 않다.
아마 절반 정도는 (혹은 그 이상) 말이 없고 몇몇 친구들이 수업 분위기를 주도한다.
원장님에게는 모두가 신나게 입을 열어야만 한다.
이것도 학부모들이 원하는 거이기에...
그런데 억지로 입을 열게 해 봐야 반감만 살뿐이다.
굳이 왜 본인이 기계적으로 말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한다.
영어를 못해서 입을 닫는 게 아니다.
지금 아이들은 SNS가 일반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말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다. (그렇다고 글솜씨가 좋은 건 아니겠지만...)
차라리 이렇게 된 바에 스피킹보다는 라이팅 위주의 수업이 어떨까 제안을 하면 대부분은 비슷한 반응이다.
실제로 라이팅 수업을 집중적으로 하는 곳도 제법 있으니까.
'스피킹은 결과가 바로 드러나 보이고.. 아니 왜... 좀 있어 보이잖아? 라이팅은 어렵고.. 또 흠... 그냥 쉽게 쉽게 가는 게...'
이렇게 말하는 원장치고 롱런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놈의 '있어빌리티'. Itssubility.
종종 듣는 말은 "아이들의 마음이 닫혀있어서 말을 안 하는 게 아닐까요?"
몇몇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문제아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강사가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그런 내용은 극히 드문 케이스다.
꼭 아이들이 문제가 있어서 마음을 닫아 놓고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무기력할 때도 있고 말하기 귀찮은 거다.
그것도 대부분 학생들은 등떠 밀려 억지로 다니고 있는 학원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