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캐나다 학교에선 영어 (국어) 시험 어떻게 쳐요? 저희처럼 다 객관식이에요 아니면 서술형도 많이 나와요?"
종종 몇몇 중학생이 질문하곤 했다.
중간, 기말고사를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하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시험마다 조금씩 다르 긴 하지만 대부분 논술형이었다.
쪽지 시험이나 퀴즈에서나 객관식, 주관식 문제가 나오긴 해도 중간, 기말은 거의 논술이다.
분량은 대략 A4 용지 기준 서너 장에서 많게는 대여섯 장 정도 써야 했다.
두세 가지 주제가 주어지면 하나 정해서 그 주제로 서술하는 방식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아주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영어 시험을 가장 첫날에 치고 맨 마지막에 점수를 받는다.
선생님들이 학생의 시험지를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검사해야 하니, 보통일이 아녔을 것이다.
문단의 형태, 철자, 구두법, 내용의 흐름 등 꼼꼼하게 검수를 해야 한다.
게다가 졸업반 때 치르는 영어 시험은 대학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과 비중이 높아서 교사나 학생이나 매우 예민해진다.
"그럼 본인의 의견과 생각을 그냥 옮겨 적는 거 아닌가요? 와... 그럼 완전 꿀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언제까지나 주어진, 제한된 틀에서 서술을 해야 하고 학생 본인이 평소에 배웠던, 혹은 책의 내용을 얼마만큼 잘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
"내가 볼 땐 오히려 너희들이 꿀 빠는 거 같은데? 그냥 머리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외우고 반복하고, 외우고 반복하고..."
이 코멘트를 하면 보통 거센 반발을 한다.
아이들도 본인의 생각과 의사를 표현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지극히 익숙하지도 않고 그렇게 훈련받지도 않았다.
어릴 때 학원 홍보물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말이 너무 앞뒤가 안 맞는다.
지금 시험 방식을 두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아, 저건 그냥 초등학교 때 말이고... 중고등 생이 돼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모든 시험에는 확실하고 뚜렷한 답이 있어야(만) 한다.
대학교처럼 교수님의 성향대로 학생에게 성적을 부여했다가는 9시 뉴스감이 확실하다.
뭐, 이해는 된다.
그래도...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는 학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만 좀 외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