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by 이삼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더 이상 학원 강사가 아니다.



내 생에 있어서 마지막 학원이라고 결심한 곳에서 얼마 전 퇴직을 했다.

(학원에서는 휴직이라고 하지만, 행정상 퇴직 수순을 모두 밟았다.)



중간중간 쉬고 다른 일도 하긴 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영어로 컴백하길 지난 20년 가까이해왔다.



일이 나름 적성에 맞기도 했고 어린 친구들과 의외로 잘 어울렸다.



그러나 그다지 보람찬 느낌은 없었다.



한편으로 교육, 특히 사교육에 대하여 비판적인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기에, 모순된 입장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나마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것 중 영어가 있었기에.



어쩌면 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안 해봐서 삐뚤어진 시각으로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비판적인 생각이 항상 좁은 내 머릿속 한 구석을 차지하다 보니 커리어 측면에서 더 높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를 스스로 몇 번이나 차버린 적도 있었다.



난 무엇 때문에 한국의 영어 교육에 진절머리를 느꼈던 것일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모든 과목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소수에게만 기회가 주어 질 것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시스템이다.



너무 어린 친구들에게 너무 많은 학습량 (아니 훈련양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을 요구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멀티태스킹은 덤이다.



학생들이 도태되면 스마트폰과 약한 멘탈 탓만 하는 어른들의 말도 상당히 거슬렸다.





모국어인 한글도 똑바로 안 되는 아이보다 영어 몇 마디를 솰라솰라하는 아이들이 더 경쟁력 있어 보일까?



엄마나 아빠인 나는 배움의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해서 아이에게만은 잘해주고 싶다는 말이 과연 진심일까?



뭐든 많이 외우기만 하면 다일까?



항상 말로만 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 자기주도 학습법'이라는 게 이루어질 수 있긴 한가?



모두가 답을 알고 있는 이런 의문에도 인재들은 항상 나오고, 부작용은 있지만 나라는 어떻게든 발전을 해왔으니 아예 답 없는 시스템은 아닌 가 보다.



사교육이라는 매체는 보육이라는 측면도 있으니 많은 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도 언어의 기본은 남에게 표출하려는 우월감의 도구가 아닌, 무엇보다도 '소통의 도구' 아니겠는가.




다시 학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Let's not hope so but, never say n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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