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좋죠

당신에게 맡깁니다.

by 이삼오


대부분의 학원은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에 맞게 학부모나 학생은 학원을 선택하고 본인의 선택을 믿고 수강을 한다.



어떤 오마카세 셰프는 요리의 간이나 온도에 절대적으로 태클 금지를 선언하는 가 하면, 어떤 이는 고객의 표정과 반응을 시시각각 관찰하며 요구사항을 최대한 들어준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어떤 학부모는 자기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서 누군가가 강력하게 이끌어 주길 바라는 반면 누구는 자기 의견이 최대한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시간 (혹은 세월)이 흐를수록 후자인 경우가 더 많아졌다.



각종 인터넷 카페와 SNS에 게시되어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1차적으로 기선제압(?)을 하려는 학부모가 많이 늘었다.



특히 어린 학생, 초등 저학년 학부모의 요구 사항이 가장 많은데...



"우리 아이한테 추가 질문 한 두 개만 더 해달라고 원어민 선생님께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런데 다른 학생들에게 불공평하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가 외우는 걸 너무 싫어하는데... 단어시험을 특별히 빼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 다른 아이들도 다 빼달라고 할 텐데요...



"우리 아이가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서... 너무 피곤해하면 10분 정도만 자게 해 주세요."

-그렇잖아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알아서 침을 흘려가며 숙면을 취한답니다. 스케줄 조정을 해보심이...



"우리 아이가 어릴 때 '노부영'(노래 부르는 영어)을 많이 했거든요. 수업 때 음악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을 해주시면 안 될까요? 같이 따라 부르기와 율동이나..."

-나쁘진 않겠다만... 초등학교 5, 6학년들이 하기엔 좀... 그렇겠네요."



"우리 아이가 이 학원 저 학원 다녔는데도 회화 수준이 그저 그래요. 준 원어민 수준까지는 끌어올렸으면 하는데..."

-유학이나 이민을 가시는 게...



"우리 아이가 이번 방학 때 캠프다 뭐다 많이 바빠서 결석이 잦을 거 같아요. 정규 수업 없을 때 빠진 만큼 1대 1 보강을 잡아주시면 안 될까요?"

-아, 당연히 안 되죠!



항상 억지스러운 요구만 듣는 건 아니다.



때와 상황에 따라서 합리적인 걸 요구하는 학부모가 대부분이다.



너무 요구를 안 하는 게 무관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학원이라면 선생님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할 따름이다.






어지간하면, 믿고 맡겨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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