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비애 1

by 이삼오


직장인의 수업 태도와 접근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직군도 다양하다.


질문과 고민도 다이내믹하다.



(나도 종종 까칠 해질 때가 있다.)




"선생님, 기타 수업을 시작한 지 석 달이 지났는데도 왜 곡 하나 제대로 치는 게 어렵죠?"


(연습을 하셔야죠. 레슨은 연습 시간이 아니랍니다.)




"선생님, 저랑 같이 온 친구는 이게 되는데 저는 왜 안 될까요?"


(친구분은 매일 연습하시던데요?)




"선생님, 제가 이 곡을 마스터하는데 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연습을 거의, 아니 아예 안 하시는데... 평생요.)




"선생님, 기타 레슨이 주 1회, 한 시간이면 너무 부족한 거 아닌가요?"


(연습을 안 하시고 오니까 연습 시간이 되어 버리는 거죠. 심지어 저는 음대였는데도 주 1회, 30분이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 거랑 이 거는 되는데, 이 게 잘 안 되네요."


(죄송하지만, 다 안 되시네요.)




"선생님, 저는 분명히 선생님께 포크 기타를 배운다고 했는데 왜 선생님은 클래식 기타로 수업을 진행하시나요?"


(클래식이든 어쿠스틱이든 같은 여섯 줄에 같은 '음'입니다. 음색이 다를 뿐 이론상 같은 악기입니다.)




"선생님, 대한민국의 3대 기타리스트를 아십니까? 바로 000, 000, 000입니다. 이건 팩트입니다!"


(네. 뭐, 본인 의견이니 존중합니다.)




"선생님, 저에게 왜 노하우를 안 알려 주시나요? 노하우! 노하우!"


(노하우는 계속 알려드렸습니다. 저는 마법사가 아니라 갑자기 잘 치게 되는 '비법'은 모릅니다.)




"선생님, 아무래도 이 악기 브랜드는 저랑 안 맞는 거 같습니다. 다른 거 추천해 주세요."


(이제 한 달 되셨는데... 브랜드를 떠나서 400만 원 이면 훌륭한 기타입니다. 브랜드 문제가 아닐 겁니다.)




"선생님, 유튜브 00 영상 보니까 이렇게 하라던데... 어떤 영상은 저렇게 하라던데... 또 어떤 건 이렇게 하라던데..."


(우선 연습량을 늘리시죠. 그리고, 그냥 유튜브 선생님이랑 레슨을 하시는 게...)




"선생님은 직장 생활 안 해 보셨죠? 제가 예전에 말씀드렸던 신 부장 말입니다. 그 인간은 진짜... "


(저는 여기가 직장입니다. 그리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근데, 저희 레슨 안 하나요? 그 문제는 신부장님한테 직접 따지시던가 아님, 맞다이 하시던가... )




"선생님, 제가 똑바로 안 하거나 해이해지면 저를 그냥 열 살짜리 아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꾸짖어 주세요."


(처음부터 해이하셨는데요. 그리고 열 살이라고 하기에는 담배+믹스 커피 냄새가 너무 독하네요.)




"선생님, 제가 오늘 회식 있는 걸 깜빡했습니다. 내일 비는 시간 있으세요?"


(레슨을 주 1회가 아니라 월 1회로 오시네요.)




"선생님, 제 기타에 또 문제가 생겼나 봐요. 또 소리가 안 나요."


(기타에 케이블 연결은 하셨나요? 앰프 전원은 켜셨나요? 기타에 볼륨스위치는 올리셨나요? 항상 이 세 가지가 문제네요.)




"선생님, 제 친구가 그러는데, 처음엔 이 걸 배우고, 그다음은 이 거, 다음엔 이 거 해야 한다던데... 이렇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알기론 그 친구분은 기타도 안 치시고 음악과는 거리가 먼 걸로 알고 있는데... 정 원하신다면, 뭐... 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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