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대, 내가 맥시멀리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미니멀리스트는 아닐지언정 합리적인 소비자로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해외 생활 경험 후 이삿짐을 눈으로 보면서 깨달았다.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소비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소비욕을 많이 참았고, 생활에 꼭 필요한 것만 구매했을 뿐(지금은 정말 꼭 필요했을까 싶지만ㅎ). 사치만 아닐 뿐이지, 물건의 양으로 보면 할 말이 없다. 프랑스 출국 전 짐 정리하는데 짐이 짐이.. 나를 집어삼켰다. 처음으로 내가 과했나 싶었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거실 한가득 채우고 있는 택배 박스들. 아, 저 짐들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었겠구나. 기존 한국에 있던 짐에 프랑스 짐까지 더해지니 발 디딜 틈이 없어서, 우리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쉴 곳은 거실이 아니라 안방 침대로 자연스레 바뀌었다.ㅎ
매일 택배 박스를 뜯어 가며 꾸역꾸역 정리를 해 간다. 새 짐 줄게, 헌 짐 다오. 새 짐이 들어가려면 집에서 기존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던 물건들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 공간 비우기가 아니라, 기존 공간에 새 물건으로 채워 넣기. 그야말로 테트리스 대결이다. 왕년의 테트리스 반 대표 실력 발휘 좀 해 봐? ㅋ
이제 짐 정리가 좀 됐구나 싶으면, 새 박스에서 내 옷더미가 또 나온다. 설마.. 아닐 거야.. 그만..ㅠ _ㅠ 그 옷 분실됐어도 몰랐을 텐데.. 그런데 보니까 또 예뻐, 버릴 수 없어서 옷장 속에 들어간다.. 이야.. 근데 그 옷장에서 내가 프랑스에서 주문한 한국 유니클로 새 옷들이 또 나온다. 이야.. 정말이지 나 자신이 이해 안 가는 순간이다..ㅎㅎ
그래도 짐 정리하면서 행복한 순간도 있었다. 바로 사진 속 새로 데려온 아이들♥ 이렇게 예쁜 장식들은 두고두고 봐야지, 한국에 Maison du Monde가 없어서 다행이다(모던하우스 같은 곳). 다음에 프랑스 놀러 가면 더 사 와야지. ㅎㅎ
이 연재의 목적은 짐이 줄어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는데, 할 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