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판매, 정기세일, 1+1에 쉽게 현혹되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 영수증에 총 할인받은 금액을 보면 왜 이렇게 뿌듯한 건지.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은갑다.
할인 딱지를 보는 순간, 이 정도면 혜자라는 생각이 지배하다 보니 계속 산다.. 액세서리도 귀걸이, 반지, 팔찌 포함 한 자리에서 10개까지 사 봤다; 예쁜 것만 어쩜 그리 잘 고르냐며 옆에서 직원이 뿜뿜이라도 하면 큰일이다. 보물 찾기라도 하는 것 마냥 신이 나서 멈출 수가 없다. 그렇게 산 액세서리들은 잘 있을까. 몇 개는 잃어버렸는데 쉽게 보내줬고(그것 말고도 많으니), 변색되는 아이는 관리 안 하고, 자주 하는 건 정해져 있다 보니 막상 새로 모셔온 액세서리를 1년에 착용하는 횟수는 몇 번 되지 않는다. 차라리 금 귀걸이 하나 살 걸 그랬으. 큰 거 한 개는 목돈 들어가는 기분이라 못 쓰겠고, 작은 거 여러 개는 지출액이 같더라도 내가 엄청난 이득을 취한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져 물건 속에서 허우적대며 계속 쇼핑을 한다.
생활용품도 마찬가지다. 집 정리가 안 되어 있으니,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할인한다 그러면 또 산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에 잘 쓰지도 않는 크린랩 대형만 네 개더라. 보나 마나, 1+1 행사기간에 우리 집에 오게 된 친구겠지. 부피만 차지하고, 다 쓰는데 몇 년 걸릴지 몰라 이번에 집 정리하면서 기부하기로 했다.
아이들도 할인을 좋아하는; 나의 소비 습성을 너무 잘 안다.
(마트에서) 엄마, 우리 과일 사자 ~ / 우리 오늘 체리 샀잖아. / 세일했어? 엄마 보통 세일하는 거 다 사잖아.
흑. 팩폭 제대로다. ㅠ
(백화점에서) 엄마, '폭신한 베개' 세일한대. 나 사 줘. / 안 돼. / 왜 안 돼? 세일하는데 왜 안 사?
ㅋㅋ 초등학생이라 저런 초딩같은 대화가 가능하다 ;
정리를 시작하면서, 이런 나의 소비 습관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하며 정리에 관한 책들을 닥치는 대로 빌려 보기 시작했다. (새 책 욕심도 많던 나지만 이건 내려놓고 살고 있다.)
* 나를 돌보기 위해 정리를 시작합니다 / 잘되는 집들의 비밀 /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이런 책이 있었다니!) / 미니멀라이프 수납법 / 정성스럽게 혼자 삽니다 / 슬기로운 미니멀 라이프 / 미니멀라이프 부엌 사용법 / 미니멀라이프 집안일 쉽게 하는 법 /
정리된 집을 사진으로 보니, 수납 용품에 대한 욕심이 또 생기던 나지만; 이것만큼은 마음에 새겼다.
1) 할인과 합리적 소비는 동일어가 아니다.
2) 세일할 때 여분의 물건을 쟁이지 말자. 여분은 한 개면 충분하다.
3) 물건이 필요한 시기에 구매하자. 그때가 되면 오히려 할인할지도 모르고. 불필요한 물건이 우리 집의 장소를 차지하고 있지 않도록.
♡ 여기까지가 끝이면 좋으련만. 그럼 재미없쥬? ㅎ
올영 세일도 실눈 뜨고 그렇게 잘 참고 지나가나 했는데, 결국엔 아들내미 손 잡고 들어가서 겸손하게 쇼핑하고 나왔다.ㅎ 내가 예전에 샀던 괄사 도구가 할인하는데 프랑스에서 이사 올 때 짐이 많아 버렸던 것 같은 거다. 아이는 내 화장대에서 본 것 같다고 하고, 집에 만약 있으면 자기 달라는 약속과 함께 집에 도착했다.
두둥. 내 화장대로 가 더니 의기양양하게 꺼내 보인다. '엄마, 여기 있어 ~ 새로 산 건 내 거다.' 아.. 환불해야 하는데 ㅎㅎ 있어도 안 쓰는 걸 집에 또 들이다니, SALE의 늪이여...ㅎ 그나저나 7세 남아한테 괄사가 왜 필요하니? 딱 보니 장난감으로 쓰일 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