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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맑음 Oct 29. 2024

에세이를 마치는 인사

안녕하십니까, 작가 김맑음입니다.

지난주 업데이트를 끝으로 저의 첫 에세이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방문해 주신 작가님, 독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어제까지 비가 왔었는데 오늘은 날이 좋아서 밖으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매번 같은 곳으로 산책을 가는데, 집 근처의 생태공원입니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옷차림, 그리고 조명의 색을 바꾼 햇빛에서 그리고

오고 가는 철새들의 틈에서 계절이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은 작은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행복이란 기억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오늘 있던 작은 행복은

일주일이 지나서, 그리고 한 달이 지나서, 일 년이 지났을 쯤엔 모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길을 걸으며 제가 맡았던 흙냄새와 새털구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대해서도

일 년 뒤쯤은 잊게 되겠죠. 아픔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병원에서 3번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에세이에 언급만 되었던 질병도,

이 에세이에서 다루었던 병에 대해서도 그런 평을 받았었죠. 그런데 아픔이 5년, 7년이 지나고 나면

그토록 생생했는데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번 에세이를 쓰기로 한건, 저의 아픔을 기록하기보다 아픈 저의 곁에 있어주었던 사람들과

제가 했던 생각들, 그리고 36살의 김맑음을 기록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책장을 열어볼 수 있게 되겠죠.


에세이를 마칠 때쯤, 저는 제가 무서워하던 서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저를 마중 와준 반가운 사람들과

혼자 있는 시간에 무수히 피어나던 저의 노란 메신저.


‘좋은 사람들 만나고 잘 돌아와요.’

‘네가 좋은 것 먹으니까 나도 기분이 좋아.’

‘네가 좋으니 나도 좋아.’

‘서울에서 코베여. 얼른 돌아와.’


무수하게 피어낸 메신저의 염려들은 저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저의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이 에세이를 가끔 찾아오실 분들도, 오랜 친구를 만나듯 언제든 볼 수 있는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맑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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