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집을 구매하고 싶은 마음에 10일 넘게 매물을 찾고 부동산과 연락을 취했다. 그나마 크게 손을 안 대고도 바로 살 수 있는 집은 1억 이상이라 자금 여건상 어려웠고, 월세 보증금을 빼서 2천만 원 정도의 여윳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지상권 촌집이 있어서 미리 사진상으로 매물을 확인하고, 집을 보고 왔다.
매물 1. 지상권 촌집
가격 : 1800만 원 -> 1,000만 원까지 조정 가능
대지 : 80 평, 건물 21평
토지 임료 : 15만 원
방 : 큰방 1, 작은방 1개, 쓰러져가는 부엌 1,
짐들이 널브러진 긴 공간 2개
기름보일러+연탄
실 임장 후기 :
대지는 80평이라고 하였으나 30평 내외로 보였고, 사용 가능한 텃밭도 10평도 안 돼 보였다.
바로 옆에 2채의 낡은 지상권 주택이 더 있었는데, 아마도 그 평수까지 합쳐진 대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매매 의사 : 0%
토지도 없이 저 폐기물 집을 천만 원을 준다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흙집으로 천정도 낮고 수평이 아닌 문들이 10도 정도 기운 상태. 곳곳에 폐기물들이 가득하고, 다 빼내면 공간은 21평 이상 나올 것 같으나 너무 노후된 관계로 바로 입주 불가한 집.
뼈대 나무, 흙 -> 허물고 다시 짓거나 뼈대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뼈대를 남기고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최소 5천만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미련 없이 마음을 접었다.
매물 2. 지상권 촌집
가격 : 2,800만 원 -> 2,500만 원까지 조정 가능
대지 : 60평, 건물 20평
토지 임료 : 35만 원
방 : 방 2개(1개는 리모델링 안 된 아궁이 방), 거실,
입식부엌, 욕실 리모델링(세면대 없음)
기름보일러+심야전기보일러
실 임장 후기 :
대지 60평 중 실 평수는 30 평 이내로 보였고, 건물은 20평보다 작아 보였지만 공간 활용이 잘 되어있었다. 마당이 넓은 줄 알았으나 10평이 안 돼 보이는 공간이라 나무 몇 그루와 2평 이내 흙으로 지어진 창고 2개 그리고 아궁이 황토방은 쥐가 많이 드나들어 컨디션 안 좋아서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매물 1 보다는 부분 리모델링 되어 며칠 수리 및 청소 후 바로 입주 가능한 컨디션이었으나 안방과 아궁이방 거실 등 벽과 천장에 누수의 자국과 습기로 색변 된 것이 보였는데 어디서 얼마나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지 모르니 하자보수 비용이 추가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주방 벽 일자로 간극이 길게 있었는데 간손가락 1개 들어갈 크기로 다른 벽 모서리에도 비슷한 균열이 보여서 안전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햇빛이 잘 드는 거실과 그 앞에는 작은 마당이 있어서 혼자 지내기에 괜찮을 것 같았지만 주변 거주자들이 작물을 키운다고 하여 사생활 보호는 안 될 것 같고 바람이 부니 밭과 흙에서 이 많아 먼지가 많이 날려서 청소하기에도 번거로울 것 같았다.
매매 의사 : 30%
내부는 흙+외벽은 벽돌, 지붕 교체 완료, 심야전기보일러로 난방비 절약 가능.
실제 외부 컨디션은 괜찮았으나 마당 넓은 촌집을 찾고 있어서 만족도가 낮았다.
결정적으로 지상권 촌집이라고 했지만 건물 등기 X, 지상권 설정 X
토지 주인(개인)에게 매년 지료만 주었다고 한다.
전체적인 지상권 촌집 임장의 결론은
감당할 수 있다면 하고, 아니면 등기가 완전한 매물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
지상권 주택을 처음 알게 되어 임장 전에 자료를 많이 찾아본 결과
지상권 주택으로 통용되는 것을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하는 것 같다.
1) 법정 지상권 :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가 달라지는 경우, 건물에 법정 지상권이 발생.
2) 건물 등기 지상권 : 토지 주인(국가나 개인)과 계약서 작성 후, 건물 등기 후 지상권 설정
3) 무등기 지상권 : 건물 등기 없이 토지 주인과 구두 계약 또는 간편 서류 계약을 통해 서로 간의 계약 관계를 이어 온 경우.
임장 했던 매물 1과 2 모두 3번 무등기 지상권에 해당했고, 건물 등기가 되지 않았으니 재산세 납부 없이 년 토지 이용료만 토지주에게 납부한 사례.
여기서 생각해야 될 부분은 지상권의 효력인데, 주거 건물이 세워진 경우, 등기된 건물의 지상권은 통상적으로 30년의 지상권을 보장하지만, 대부분 지상권 촌집의 경우, 무등기도 많고 50년 전에 지어진 건물로 지료만 내면서 자동 연장과 같이 지내온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동산 소개소에서도 촌집 지상권 주택의 경우, 그동안도 문제없었고, 촌에서 큰 개발이 없는 한
바로 나가야 하는 경우가 없으니 걱정 말라는 말을 한다.
찾아보니 무등기 지상권이라고 해도 토지주가 건물 소유주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건물 시세에 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경우가 있었다. 지상권 촌집의 경우 건물 가격이 낮으니 소송 대신 보상해 주고 내보내기도 한다고.
무등기 지상권 촌집의 경우,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고 살 수 있기 때문에 1 가구 2 주택 이상에 대한 세금 부분도 절약되고, 추후에 매도를 하더라도 해도 소개받은 부동산에서 다시 매매를 도와주기 때문에 몇 년 살아 보고, 매수 가격과 비슷한 가격으로 매도하면 될 것 같다.
(지상권 주택의 경우, 리모델링을 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수가 보다 더 높게 매도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지상권 주택에 살아왔던 사람은 모르겠으나 새로이 지상권 주택을 계약하려는 사람이라면 토지주와의 관계성도 약하고 변심에 대한 우려로 쉽게 매수하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지만 장점도 있기 때문에 촌집 생활을 해 보고 싶다면 지상권 촌집은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나는, 토지와 건물 등기가 완전한 매물을 찾고 싶다.
바닷가가 가까워 언제든 낚시를 다닐 수 있고, 마당이 넓어서 주차 공간이 널찍해서 야외 테이블과 바비큐, 텃밭을 일굴 수 있는 곳. 주변 500m 이내에는 이웃이 없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공간,
지인들이 놀러 와도 편하게 쉴 수 있는 쉼터, *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에서 2시간 이내 거리.
결론은 싼 게 비지떡이고,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싼 물건을 매매해 수리하고 신경 쓸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어디에서도 100% 만족하는 집은 없을 것 같다.
촌집 매매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그 덕에 부동산 공부는 많이 했으니 그것으로 일부 만족한다.
번아웃에서 차츰 벗어나는 동안 사람들은 거의 만나지 않았지만, 자연을 보러 다니고 움직임이 생기면서 의도치 않게 활기를 다시 찾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밖으로 나오고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으니, 가만히 있으면 해결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결과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선을 바꾸면 결과보다 과정에서 더 큰 기쁨을 발견할 수 있고, 그 기쁨이 힘든 자신에게 일어설 힘을 줄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