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을 저는 아직까지 믿기 힘듭니다.
아래의 글은 2025년 07월 27일에 작성한 네이버블로그의 글을 윤문한 것입니다.
원문출처: https://blog.naver.com/winterark/223949022537
요즘 공론장이 너무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의문을 품습니다. 왜일까요? 기사가 항상 정확하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오보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크로스체킹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크로스체킹을 해도 여전히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사를 100% 신뢰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사 내용을 그대로 믿거나, 특정 신념을 가진 경우 분노하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참여했던 빠띠 공론장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배경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해당 인물에게 2차, 3차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분노에 찬 댓글을 남겼고, 심지어 저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모순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그 사건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고, 저는 공론장이 정말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피로감은, 면식이 있던 당원 한 사람이 근거가 부족한 네거티브 영상을 단톡방에 공유한 일이었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사실이라고 보기엔 근거가 매우 빈약했고, 단순한 주장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명확한 근거가 무엇인지 물었는데, 그 당원은 오히려 저에게 면박을 주었습니다. 다른 당원은 의혹 제기에 대해 “나는 잘 투표했고, 끝까지 듣지 않으면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또 다른 당원은 “근거 없는 네거티브는 삼가야 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습니다.
저는 저에게 면박을 준 당원에게 “공유해 주신 내용을 믿지 않겠다”라고 말하며, “이걸 어떻게 입증하실 건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개인 톡으로 와서 또다시 면박을 줬습니다. 이후 단톡방으로 돌아와서, 제가 근거를 재차 물었더니 그 당원은 “영상으로 입증해야겠지요”라고 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한마디로 벙찐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당원에게 “그건 순환논증의 오류라고 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오류는 음모론적 콘텐츠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입니다. 주장을 주장으로 입증하려는 방식은 토론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그럴듯한 근거를 제시해야 토론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제가 방송통신대 법학과 학부생 시절부터 공부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다시 단톡방으로 돌아가 보면, 다른 당원 한 분이 면식이 있던 당원이 공유한 콘텐츠에 대해 “무논리, 무근거로 네거티브하지 말자”는 뉘앙스의 말을 남겼습니다. 그러자 그 당원은 중앙당사에서 각 후보자 간 이야기가 있었다는 입장을 접했다고 하며, 자신의 오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당사에서도 혼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남 탓을 하며 “상식선에서 시정잡배들은 제외”라고 말했습니다.
‘시정잡배’라는 표현에 대해 다른 당원이 “언어는 사람의 품격과 수준을 나타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그 당원은 “의문이 드는 사안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야 지금보다 나아진다. 일부 몰지각하고 천박한 사람들이 편을 가르는 것이 문제다. 종종 시정잡배 같은 사람들이 보여서 유감이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저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그 당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정잡배는 어떤 사람을 두고 하신 말씀인가요? 진심으로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시정잡배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원래는 다른 호칭을 사용했지만,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시 빠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시민의회에 대해 우려를 담은 코멘트를 남겼지만, 돌아온 반응은 단톡방 인원들의 조롱과 질시, 그리고 입막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시민의회에 대해 어떤 의견도 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곳에 있는 자들의 태도가 그러하다면, 시민의회가 어떻게 운영될지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DEI조차 존중받지 못하는 공론장에 있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아, 이제는 공론장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앞으로는 공유할 기사가 있으면 그것만 공유하려 합니다.
정말 피곤한 공론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