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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겨울방주의 생각-29(공허하게 들리는 설교)

그날따라 설교가 왜 이리 공허하게 들렸는지...!

by 겨울방주

이 글은 2025년 08월 03일에 제 네이버블로그에 작성한 것을 윤문한 글입니다.


원문출처: https://blog.naver.com/winterark/223957596141


오늘(2025년 08월 03일 기준) 교회 예배를 드리면서 설교 말씀이 공허하게 들릴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의심하지 말라”는 그 설교가, 저에게는 공허하게 다가왔습니다. 왜 그런 공허함을 느꼈을까요? 마치 그것은 세뇌를 당하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진리의 말씀이니 의심하지 말고 무조건 믿으라”는 식의 태도는, 저에게는 축자영감설이나 성경무오류설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성경은 인간이 쓴 문서들 중에서 성경으로 인정될 만한 것들을 선별하여 엮은 것이 아닐까요? 어찌 보면 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기록된 문서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그 시대 사람들의 사고관이 그대로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지성은 그때보다 훨씬 발전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엇이든 스스로 검증하고 의심해 보는 수준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또한 교육관이나 남녀 간의 가치관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성경 말씀에 있다고 해서 그것을 곧이곧대로 관철시키거나, 남녀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기독교, 특히 개신교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도, 성경 말씀에 나와 있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태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이 하나님 뜻이라고 믿고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믿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개신교를 배척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님께서는 또 이런 설교를 하셨습니다. “우리는 믿지 않는 사람들 앞에 나아가 빛을 발해야 한다. 나 혼자만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말씀도 저에게는 공허하게 들렸습니다. 이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끼친 민폐와,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교회가 보여준 행태들을 직접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많은 민주시민들 중에는 기독교(개신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 신도들은 자신들의 행태가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성전이라도 되는 양 착각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더욱 폭력적이고 반헌법적인 행태를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극우교회’, ‘극우개신교’, ‘극우기독교’라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과연 빛을 발할 수 있을까요? 지금 시대에는 자신의 믿음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렇기에 목사님의 설교가 저에게는 공허하게 들렸습니다. 믿음은 그렇게 믿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검증하고 또 검증하며, 논증하고 또 논증해야 합니다. 그래야 믿음이 더욱 공고해지지 않을까요? 물론 인간이 아무리 검증하고 논증하려 해도 불가능한 영역은 존재합니다. 그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에, 피조물인 인간이 함부로 손댈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검증 가능한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논증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기독교인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그러한 점에 있어 부족한 사람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제쯤 되어야 철저한 논증과 검증을 통해 제 믿음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오늘 저녁, 괜히 공허함에 젖어 써본 글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비판 없이 설교를 받아들이는 것은 맹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조금 더 비판적인 마음가짐과, 검증 및 논증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느껴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이로써 2025년 겨울방주의 생각 part-1은 끝이 났습니다. 다음 주에는 part-2로 이어서 찾아뵙겠습니다! 남은 하루 잘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참고로, part-2는, 매주 월요일 오후 15시에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AI뉴스가 있는 저녁 편을 18시에 연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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