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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씅쭌모 Oct 19. 2024

속깊은 20대 아들이 엄마랑 대화한대요(13)

강인공지능

최근에, 자의식이 있는 인공지능로봇을 주제로 한 소설<나같은 기계들>을 읽었어. 

소설 속 주인공은 인공지능로봇을 궁극의 '장난감'이라고 규정하고 처음에는 기계로 생각하며 대했지. 

그런데 그 인조인간이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거야. 

주인공의 여자친구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녀를 위해 로봇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도 하고. 

그런 인조인간을 보면서 주인공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과의 괴리로 씨름하게 돼. 

로봇과 비교하며 자기를 못난 사람으로 여기기도 하고. 

그래도 로봇과 그런대로 잘 지내다가, 인간의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는 로봇이 마치 정의의 화신이라도 되는 양 주인과 상의도 없이 자신이 계획한 큰 일을 실행하겠다고 말해. 

그것을 막기위해 주인공은, 그동안 사람처럼 대하던 로봇의 머리를 장도리로 내려치지. 

사실 이 부분에서 엄마는 좀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어. 

그러나 주인공은 '이건 기계일뿐이야' 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해. 

그러니까 도덕적 양심과는 상관없는 일로 만드는 거지.

자의식이 있는 인공지능 로봇을 기계로 봐야할까? 생명체로 여겨야 할까? 넌 어떻게 생각하니?



인공지능 로봇 발명 이래 그 진화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당연히 인간과 구분조차 불가능한 인조인간의 탄생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기본 원칙은 지켜야되지 않나싶네요. 

로봇 3원칙에는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아야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한다는 원칙이 있어요. 

즉, 로봇의 존재 목적은 인간에게 실리적인 도움을 주기 위함에 국한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인조 인간이 아무리 인간과 흡사하다 하더라도 이를 기계로 생각하냐 아니면 사람처럼 대우해야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전자가 맞는 것이죠. 

그리고 로봇을 인간처럼 대할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있어요. 

바로 책임을 질 수 있느냐의 여부예요. 

최근에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앞두고 교통사고시 책임 소재는 누구에게 있느냐에 관해 논란이 됐었잖아요. 

근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자동차 자체에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점은 아예 고려 사항이 아녔어요. 

자율주행차 교통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차의 결함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임이 확실한데도 말이죠. 

이는 로봇한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해요. 

저는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지만 그 권리 또한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로봇은 이 전제 조건에서부터 어긋나기에 인조 인간을 인간처럼 대우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인간이 프로그래밍한대로 작동하는 로봇이 아니라 자의식을 가진 즉, 자기 존재를 자각하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여 판단하는 강인공지능 로봇이라도 생각해볼 여지 없이 기계로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저는 자의식을 갖는 초인공지능의 경우에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봐요. 

인공지능 학습 과정을 보면 여러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머신 러닝을 통해서 능력을 키우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고양이 사진을 보고 고양이라고 인식을 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면 여러 가지 고양이 사진을 입력하고 입력된 사진을 기반으로 고양이의 특징을 알아내는 학습 과정이 선행되야 한다는 거죠. 

우리가 우려하는 인공지능의 '자의식'은 이런 학습의 축적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즉, 학습이 고도화될수록 인공지능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또는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의 범위가 넒어지는 것이므로 이 상태를 자의식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때문에 인조 인간을 만들 때 이 로봇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인조 인간을 생명체로 보냐, 기계로 보냐를 따지는 논의 자체는 전혀 쓸모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은 기계에도 감정이입이 되는 걸까? 

움직이는 로봇을 사람들이 발로 차거나 손으로 넘어뜨리는 영상이라도 올라오면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잖아. 

단지 로봇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상황인데도 말이야.



사람들은 사물에도 의미부여를 하잖아요. 

애착인형을 잃어버린 아이는 동생과 이별한 것 처럼 서럽게 슬피울기도 하고. 

인공지능로봇을 기계로 보냐 생명체로 보냐의 문제로 계속 논의하다보면 인간이 의미부여하는 갖가지 사물에 대해서도 논란이 확대될지도 몰라요 ㅋㅋ 

저는 좀 심플하게 생각하면 좋을 거 같아요. 

신이 인간을 만들었는데,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졌다고 해서 "신"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는 것처럼 인공지능로봇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이잖아요. 

로봇은 로봇일뿐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거죠. 그저 인간이 만든 피조물에 불과해요. 너무 단순한 생각일까요? ㅎㅎ



인공지능 주제로 할 얘기가 더 많을 거 같다. 관련해서 윤리적 딜레마도 다루면 좋을 거 같구. 다음에 또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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