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존십'을 읽고 있다. 이 책은 세대간 생각의 차이를 그 세대의 시선으로 풀이하여 결코 풀릴 거 같지 않는 갈등을 '협력개인'이라는 개념으로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게 하는 거대담론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20년 후인 2044년에는 70대 이상의 인구가 20~30대 인구의 2배가 된다고 한다. '정치'가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영역이라고 보았을 때, 20년 후 70대 인구가 차지하는 높은 비율은, 정치가들이 그 세대의 복지를 위한 정책을 쏟아내며 표심을 얻고자 노력하게 만들 것이다.
2024년 현재, 청년 세대들은 아동이나 노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자신들을 위한 복지혜택보다 많다고 여기고 있고, 노인 복지혜택을 위해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점점 더 많아질 거라는 생각에 기성세대를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청년 세대라 할 수 있는 큰 아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해서 짤막한 대화를 나눴다.
우리나라의 세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건 너도 알고 있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이나 복지천국이라고 불리는 유럽도 현재 이런 갈등이 존재한다고 하더라.
이탈리아는 노인복지가 유독 잘 되어 있는데 그렇다보니 젊은 세대들이 부담하는 세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고 청년들의 실업율도 30%에 달하고 있어서 이탈리아를 떠나는 청년들이 많다고 하더라고.
평균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보니 노인층 비율 증가는 세계적 흐름인 거 같어. 노인일자리, 연금개혁, 정년연장, 퇴임사원재고용 등 논의가 계속되고 있기는 한데,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 같네.
너는 현재 노인복지 정책 중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니?
노인복지 정책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가 얘기하는 건 여러 복지 정책 가운데 극히 작은 부분일 거 같아요.
근데 그 복지정책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정치인 중에서도 같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자연스레 관심이 갔거든요.
만 65세 이상이 되면 지하철 이용 요금이 무료예요.
제가 타는 시간에도 무료로 이용하는 노인분들이 정말 많아요. 어떨 때는 특별한 목적지도 없이 그냥 타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만일 이동 목적없이 이용하는 무임노인승차자가 출퇴근 시간대에 타고 계시면 회사생활에 지쳐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분들께 자리를 양보해드려야하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지하철에서 피곤한 몸을 일으키며 노인분들께 자리를 양보하는 청년을 본적이 있거든요.
그걸 보는 데 처음으로 직장인들이 참 안스럽게 여겨졌어요.
반면에 양보한 그 자리에 당연하다는 듯 앉으시는 어르신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인생은 70부터라고 하면서 의욕 왕성하고 건강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이 시대에,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재고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게다가 지하철 통행 요금이 계속 인상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 또 올린다는 얘기도 있어요.
지하철 이용이 꼭 필요한 사람들한테(대학생들이나 취준생 등) 이런 요금도 누적되면 부담이 되겠죠.
이런 상황에서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를 위해 같은 소리를 내준다면 더 큰 부분에 대한 합의도 점차 가능해 지지 않을까요?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시선도 분명히 달라지겠죠.
보편적 복지 정책을 고집하기 보다는 이런 예산을 선택적 복지 정책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쓸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하기에는 행정력이 필요하겠죠?
지하철은 최근 몇 개월 이용하면서 느낀 부분이라 말씀드린거예요.
질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해보고 싶어요.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기 보다는 협력개인을 통해 상생하고 공존하는 시대가 훨씬 살기 좋을 것이 분명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