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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씅쭌모 Oct 19. 2024

속깊은 20대 아들이 엄마랑 대화한대요(12)

테마파크

넌 어렸을 때부터 테마마크 음악을 좋아했잖아. 

중고등학교 시험때에도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테마곡을 들었고, 지금도 디즈니 음악을 즐겨 듣는 거 같은데......

심지어 대학 입학 후에는 에버랜드 어트랙션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기도 했고. 비록 떨어지기는 했지만. ㅋㅋㅋㅋ

그래도 대전오월드에서는 너를 아르바이트생으로 받아들였지. 

엄마는 네가 20대 중반의 나이에도 디즈니애니메이션이나 그런 OST를 좋아하는 게 신기해서 꼭 물어보려고 했어.



저 중학교 다닐 때 시험마다 엄마가 저랑 약속한게 있었잖아요. 

중간/기말고사에서 목표한 등수 안에 들면 에버랜드 데려가 주시는거요. 

평소에 그냥 테마파크 가는 거 보다, 제가 노력해서 얻은 결과로 간 게 훨씬 좋았어요. 

기억이 나실 지 모르겠네요. 전 정말 이걸로 동기 부여가 크게 됐어요. 

에버랜드 안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현실에서 벗어나 뭔가 꿈의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워낙 관심이 많았다보니 에버랜드 테마곡을 시험 기간마다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 곡들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앨범도 사서 듣고 그랬어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유일하게 구매한 뮤직 앨범이에요. ㅋㅋ 

어쨌든 놀이공원 노래를 제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삼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유형의 음악 감상이 제 힐링 방법이 된 것 같아요. 

에버랜드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에도 관심이 많았고 유년기때부터 디즈니 영화도 좋아했기에 디즈니 OST도 많이 듣게 됐어요.



니가 가장 재미있게 본 디즈니 영화는 뭐고, 어떤 곡을 가장 많이 듣고 있니?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카'예요. 어릴 때 자동차를 유독 좋아하기도 했고 특히 레이싱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스카를 배경으로 했던 이 영화에 크게 흥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엄마 말씀으로는 그 영화 대사를 다 외웠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제가 많이 듣고 있는 곡은 '카' OST는 아녜요. 

저는 라따뚜이 OST를 즐겨 들어요. 라따뚜이는 생쥐와 초보 요리사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애니메이션인데 배경이 프랑스 파리이다 보니 배경음악 대부분이 느긋하고 화려하면서도 로맨틱한 곡들이 많아요. 

그래서 놀이공원에서 흘러 나오는 곡들과 유사한 면이 있다 보니 이 곡들을 주로 들었던 것 같네요.



그래 맞아. 

여섯 살쯤에 니가 가지고 있는 자동차들을 줄지어 세우면서 '카' 영화 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서 놀랐지. 거의 두 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인데. '천잰가?' 생각했다. ㅋㅋㅋ

라따뚜이 ost 중에서 엄마한테 추천할 만한 곡이 있니? 왜 그곡을 추천하는지도 얘기해주라.



라따뚜이 OST는 몇 년 전에 스텔라 장이 불렀던 Le Festin이 가장 유명하긴 해요. 

물론 저도 이 곡을 즐겨듣기는 하지만 제 최애곡은 따로 있어요. 

라따뚜이 마지막 씬에 나오는 곡인데 'Ratatouille Main Theme'예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곡은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자주 감상하게 되더라구요. 

오랫동안 들으면서 느낀건데 유람선 타고 센강을 지나가면서 이 곡을 들으면 정말 행복하겠다 생각도 했어요.



엄마도, 마음의 쉼이 필요하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 니가 추천한 곡 편안하게 감상하면서 안정을 찾아야겠다. 파리에 다시 가게 된다면 센강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며 라따뚜이 메인 테마곡을 듣고 싶네. 

그런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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