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of Cups

나 자신과의 화해, 그리고 연결

by 웬디

수많은 정보와 감정의 파도 속에서,


마침내 내 안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단 하나의 방향을 확신했다.


내 안의 검은 더 이상 외부의 적을 향해

날카로운 칼날을 겨누지 않았다.


대신 내 안의 혼란스러운 감정의 찌꺼기,

덧없는 미련


그리고 나를 붙잡고 늘어지는 불안감을

단호하게 베어냈다.



저는 사과를 받고 싶어요


노무사님은 그런 것은 말도 안된다며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이길 수 있으니까 믿어달라고.


감사했지만, 나는 회사를 알고 있었다.

회사는 오히려 비공식적인

화해의 제스쳐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서에서의 싸움이 길어지면서

역으로 회사와의 자존심싸움이 되었던 것


그 흐려진 상황에서

나는 법정공방을 통해 이기는 것이 아닌

내가 처음에 맞서 싸웠던 '본질'을 생각했다.


나는 내가 옳다라는 것을

세상에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수화기 너머 노무사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단단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나 외부의 인정이 아니었다.


문득 뫼비우스 띠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낡은 궤도를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그래, 나는 나를 선택했다.








카페에서 마주 앉은 본부장의 얼굴을
조용히 응시했다.
굳게 다문 그의 입술,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표정…
이 만남은 그저, 오랫동안 내 안에서 고여있던
감정을 흘려보내기위한 나만의 조용한 의식이었다.


사무적인 대화가 오가는 동안

직접적인 사과나 명확한 해명은 없었지만


그의 침묵과 미묘한 떨림 속에서

그도 이미 무엇이 맞는지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웬디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지."



생각보다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구나..

형식적인 위로의 말에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극복해서 지금 여기에 앉아있는거에요.

본부장님은 이미 잊기를 원하셨겠지만,

저의 시간과 본부장님의 시간은 달라요."



본부장님은 말을 하려다가 이내 멈추었다.



"제가 인권담당으로서

ESG지표 내 고충처리를 설계했었잖아요.

회사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네요."


본부장님은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사의 현실은.. 좀 다르잖아”


현실..

의미없이 지켜지지 않는 거짓말이라면

왜 그것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가?


"그건, 핑계라고 생각해요."


본부장님은 내가 이렇게 세게 나올 줄 몰랐다는 듯

멈칫했다.



"저는 인권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아서

선택한 거에요."



미묘하게 붉어진 그의 눈가.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는.. 미워하는거 아니지?"



이런 상황에서도 미움받기 싫어하는

가해자 협조자의 면모를 보면서


한 때 정말 신뢰하고 좋아했던

본부장님의 모습이 겹쳐졌다.


처음 나를 뽑았던,

정말 같이 오래 일하고 싶었던 사람…



"본부장님은... 애증이죠."



나지막이 웃으며

내뱉은 한마디와 함께,


나는 묵묵히

과거의 감정적인 매듭을 풀어나갔다.







"웬디님, 오늘 시간돼요?"



예상보다 더 길어졌던 대화 이후,

노무사님이 다가왔다.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음, 나도 오늘은 고기가 먹고 싶었다.

회사 근처에 있는 맛있는 닭갈비집을 찾았다.


노무사님은 맥주를 한 모금 드셨다.

사건이 종료된 이후 본인만의 의식이라고 하셨다.



"저 사실.. 의뢰인이랑 절대 밥 안먹어요"

"10년 넘게 일했는데 좀 충격적이에요...

돈보다 사과를 택한 여자..."



제대로 된 사과는 받은 적 없다고 말하려다,

그냥 웃어넘겼다.


피해자에게는

사과가 더 중요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본인이 여태 잘못생각한 것인지

현타가 온다고 하셨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진심으로 나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하시는 것 같아, 그저 감사했다.


다음날, 노무사님의 링크드인에

내 이야기가 쓰여있고


많은 분들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

그리고 "보상"이라는 부분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나는 그냥

싸움을 위한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너무 소중했기에 :)







길고도 험난했던 싸움의 한 페이지가

마침내 조용히 넘어갔다.


과거의 묵직한 에너지는

더 이상 나를 붙잡지 못했다.


나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아직 희미하지만

새로운 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조용히 가슴 한 켠에서 움트고 있었다.


노무사님의 놀라움과 지지,

그리고 그의 링크드인 글을 통해


나의 작지만 용기 있는 선택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긍정적인 파동을 만들낸 듯 하다.


나의 진심이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따뜻한 힘이 되어줄 것같았다.



그리고,

마음을 갈무리하기 위해 쓴 시 한 편.



「나에게 닿는 감정의 언어에게」

너는 그저 서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궤의 흔적 드러내며

거친결과 옫은 가시
고요 속에 젖어들어
피어남을 그리운다

곧아난 너의 테는
어슷하게 위로 오름
푸른 그림자는 아래에



나는 힘든 일을 겪어 나가며

꽤나 단단한,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내가 숨쉴 수 있는 온도는

지금의 온도였다.

자아를 찾은 것….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길일 것이다.



곧 제주도에서 '러브힐링레시피'를 진행한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 속, 타인과 연결되는 시간.”


당신의 감정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인권이라는 것은,

나의 감정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감정에서 가장 깊은 것은

사랑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

진정한 나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 피어난다.








당신을 위한, 오늘의 감정카드 한 장


Two of Cups:
Reconciliation and connection with myself




keyword
이전 04화Knight of S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