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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소윤강사 Sep 15. 2024

노홍철의 조커급 연기와 페르소나

인정과 두려움 사이의 갈등이 불안을 만든다.


오늘 하루,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행복한 하루였길 기대합니다.


우리가 마음을 잘 활용하기 위해 해야하는 첫 번째는 자신을 이해하는 거에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것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거죠.


만약, 지금 하는 일이 마음적으로 힘들거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그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있는거에요.


노홍철님은 예전과 달라진 본인의 모습을 말하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특별한 날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던 그가 8년 가까이 되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면서 동료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캐릭터가 무너질까봐 선물도 함부로 못하겠다고 말을 했죠.


그는 ‘무한도전 안에서의 캐릭터가 깨져서 혹시나 멤버들의 몰입을 방해할까봐 또는 가식처럼 느껴져서 방송을 해 할까봐 평상시에도 사기꾼 이미지였으면 좋겠다’는 이런 자신의 생각이 제일 한심한 생각임을 잘 알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라고 했어요.

 

그의 이야기에는 평소 그의 친절함을 비롯해서 굉장히 많은 댓글이 있었어요.



그중 ‘노홍철은 진짜 호아킨 피닉스 조커급의 연기를 한 것이다. 그것도 10년 가까이를.. 진짜 존경스럽다. 사명감 이야기를 했지만 난 누구보다 이 프로그램에 헌신을 한 건 노홍철이라 생각한다.

이땐 몰랐지.. 꽃이 진 후에야.. 봄인 걸 알았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에 있어 그를 존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글이라 보여 져요. 그리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빗대어 생각했을 거에요.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여러가지의 가면persona을 가지고 살아가요.


살면서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좋은 인상을 주려는 의도를 갖는데, 이때 가면인 페르소나에 의해 자신의 성격이 아닌 다른 성격으로 연기를 할 수 있어요. 연기를 하며 형성된 페르소나는 사회적인 인정과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주죠.

 

하지만 페르소나가 주는 인정의 가치와 자신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는 두려움이 주는 마음 속 갈등은 불안을 야기하게 돼요.

 

그는 영상에서 ‘무한도전 노홍철’의 역할에 너무 몰입해서 그의 원래 ‘노홍철’이라는 사람의 자아가 혼란을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여 주었어요.


이렇게 주어진 역할에 따른 지나친 몰입은 다른 페르소나 팽창으로 인해 내적·외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그런 후유증으로 때때로 ‘내가 이런 애가 아닌데..’하는 생각은 열심히 살아 온 하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허탈함을 안겨 주기도 해요.


누군가의 시선과 바램에

자신을 맞춰가는 것이 프로 직장인 같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애써 내려가는 입꼬리를 미소로 포장하는 모습만큼 서글픈 것도 없을 거에요.

 

저는 지난 15년간 긍정을 강의하는 강사였어요.

강의의 주제가 뭐가 되었든 가장 중요한 태도는 긍정이었고,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긍정의 에너지가 좋다는 피드백을 남기기도 했죠. 그들이 제게 기대하는 것은 밝고, 역동적인 외향의 이미지에요.


그런데 사실 저는 MBTI 검사에서 내향으로 나와요.


그래서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고, 시간이 나면 조용히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


하지만 '강사’라는 직업이 주는 특성상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를 유쾌하고, 활발한 사람으로 생각해요. 하이 톤으로 대화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물으면서 안색을 살피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애써 아니라는 말을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그 생각을 부여잡고 갈등을 해요. 갈등은 자기 위로가 아니라, 자기 평가로 이어져서 ‘왜 프로답지 못 했어?’라고 말하며 자기 비판이 되죠.

 

그래서 의지를 다지면서 다음 날 더 강력한 긍정 가면을 선택해요. 그리고 그 모습이 나 자신이라고 설득해요. 어쩌면, 이때부터 좌절의 시그널은 충분히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무시한 채 달기기만 한 건 바로 저 자신이었어요.

 

이런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젠 달리기를 멈추고

좌절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그래야 긍정의 가면이 아니라

진짜 긍정의 삶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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