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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소윤강사 Oct 06. 2024

수면이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전 세계는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중입니다.

사실, 저는 20살부터 편안한 수면을 취해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더 많은 것을 해내기 위해 의식적으로 수면을 조절해야 할 때도 있었고, 모유수유를 하면서 밤새 채근하는 아이를 달래기 위함도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15년은 강의를 하면서 불규칙한 생활 라이프가 하나의 습관이 되었습니다. 

한 달 평균 2만km의 운전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속초 연수원에 가려면 쉬지 않고 운전하는 시간이 3시간 40분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운전 시간을 4시간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나 오전 강의일 경우 9시 시작이라면 8시 30분 전엔 도착을 해야 하니 5시에 출발해야 하는데 약간의 휴게시간과 화장을 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새벽 4시에는 무조건 기상을 해야 합니다. 


루틴을 갖춘 규칙적인 생활의 경우 가능한 시간이지만, 전날 자료를 준비하거나 타지역의 강의로 늦게 도착한 경우에는 실상 2시간을 채 누워있지 못하고 다시 출발을 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시간을 내서 웨이트 운동을 매일 했기 때문에 커피 한잔이면 어느새 금방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 투병을 하면서 과거를 되짚어 갈 때 금방 체력이 회복되었다는 그 생각이 나의 잘못된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면 박탈sleep deprivation강제로 잠을 자지 못하게 함으로써 수면의 기능을 연구할 목적으로 행해집니다. 동물실험의 결과 작은 새들은 조명을 이용해 낮과 밤을 반대로 할 경우 2일 안에 죽기도 하고, 야행성인 고양이도 잠을 전혀 잘 수 없도록 하면 차츰 쇠약 해 져서 결국 죽어버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직장인의 출근이나 학생들의 등교와 같이 늦지 않으려고 알람 시간을 맞춰 일어나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잠을 깨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수면박탈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수면의 질과 시간에 대한 수면 양은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수면박탈은 신체의 여러 핵심 신경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데 보통 전날 야근이나 잠을 뒤척이는 혹은 일찍 일어나는 수면박탈이 계속되면 전전두엽 영역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복잡한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집니다. 


낮 동안 일어나는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짜증이나 우울감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화를 내는 빈도가 높아지고, 쉽게 제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더 나아가 정신착란, 환청, 피해망상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리스인 23,6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그리스인들은 미국인보다 낮잠을 더 많이 자며, 이런 습관은 심장병 사망률 감소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낮잠의 유용성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응용생리학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낮잠 습관혈관계의 부담을 37% 덜어주기 때문에 고혈압을 치료하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했습니다. 또 버클리 대학의 연구 결과에서는 신경 안정의 효능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수행한 연구에서는 전투기 조종사와 우주인이 낮잠을 잤을 때 업무 수행능력이 34%, 집중력은 100%씩 향상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심리학회지는 잠이 부족해지면 뇌는 분산되는 집중력과 외부 자극을 다루는데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낮잠은 뇌에 휴식을 줘서 스트레스를 낮추고 분위기를 개선하여 의지력을 상승시킵니다.

 

저는 가슴의 열정으로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심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결과들이 보여주는 지표처럼 심장 초음파에서 판막의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면의 중요성을 알고, 수면을 취하려 해도 스트레스로 몸이 망가진 상태에서는 숙면이 잘 되질 않았습니다. 


놀람 반사startle reaction가 일어남으로 인해 잠에서 자주 깨기 때문입니다. 또 잠을 잘 자야 한다는 강박은 불안을 야기하고 불편한 꿈이 되거나 가위에 눌리는 일도 자주 일어났습니다. 한때 귀신을 보는 것 같은 현상 때문에 영성학에 심취한 적도 있었는데 나중이 되어서야 그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의학적으로 체력이 저하되어 심장과 담이 허약해지면 가위에 눌리기 때문입니다. 

수면 무호흡과 이를 가는 현상도 낮 동안의 스트레스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그 긴장이 유지되면 밤에 신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저는 꽤 오랜 시간 가위에 눌리면서 심장의 통증으로 힘들어 했는데, 이것이 오래 방치되면 심장발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속에서는 가위 눌림 현상으로 고생을 하면 굿을 권합니다. 굿을 하면서 조상을 대우해서 자손을 굽어 살펴달라는 것이 목적이지만, 굿을 하게 되면 해당자는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울화가 풀어지게 됩니다. 


‘한의 민족’이라 할 만큼 우리 나라 사람들은 특히 감정을 억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잘 드러내지 않는 걸 미덕이라 여기고, 프로라고 여기는 관습이 있습니다. 그렇게 억눌린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이라는 저 깊은 곳에 자리잡게 되는데 그래서 굿을 할 때 마음껏 울면서 살아온 시간만큼 쌓여 있는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내면 개운함이 생깁니다. 


거기에 무당에게 빙의 된 조상들의 덕담은 긍정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도 우리처럼 특이한 문화가 있습니다. 


정신약리학 저널Journal of Psychopharmacology에는 인디언들에게 ‘기적의 통치약’으로 알려진 신비의 버섯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 버섯은 ‘환각버섯’이라고도 하는데 이 버섯에 들어있는 사일로사이빈psilocybin이라는 물질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을 한 것입니다. 사일로사이빈은 헤로인과 코카인과 같이 분류될 정도로 1급 마약류에 속합니다. 


사일로빈이 체내에 흡수되면 사일로신Psilocin이라는 물질로 전환됩니다. 이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serotonin과 흡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버섯을 복용한 실험 참자가들의 60%는 정서적으로 훨씬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모습을 많이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 상태와 일부 좋지 못한 기억, 망상, 트라우마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안 좋은 기억으로 고통 속에 힘들어 하던 환자들이 머리속이 초기화되면서 웃음을 되찾은 것입니다. 


하지만 2007년 10대 프랑스 소녀가 이 버섯을 먹고 다리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뒤 이듬해 네덜란드에서는 버섯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그 효과만큼 부작용에 대해서도 거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양과 서양 모두 과거로부터 오랜 시간 방치된 스트레스가 야기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고민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해결에 있어 감정은 단연코 제일 중요한 문제이자 해결의 열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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