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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소윤강사 Oct 08. 2024

만성 스트레스의 위험

기분의 해소가 아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Nature Ecology&Evolution’에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삼부루 국립보호 구역에서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의 음성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코끼리 한 마리가 소리를 내면 나머지 코끼리는 무시하고, 마치 한 마리만 고개를 들고 대답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이름이 확인된 17마리 코끼리에게 녹음을 들려줬는데, 자기 이름이 들리면 스피커를 향해 걸어오거나 더 많은 소리를 내며 반응을 했습니다. 


코끼리가 이런 방식으로 서로를 부르기 위해서는 정교한 학습 능력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이해와 추상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코끼리가 매우 영리한 동물로 사회적 유대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똑똑한 코끼리를 길들이는 방법은 의외로 아주 간단합니다. 


코끼리가 어렸을 때 다리 하나를 밧줄로 묶어두면 됩니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 날 수 없음을 학습한 코끼리는 다 자라서 5~6톤의 무게가 되어도 벗어 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어른 코끼리가 되어 쉽게 벗어날 수 있음에도 쉽게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력감Leard helpless이라고 합니다. 


장시간, 혹은 반복된 스트레스는 상황을 바꾸거나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복하려는 시도조차 없이 자포자기를 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과 스티브 마이어Steve Maier는 24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우울증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셀리그만은 24마리의 개를 상자 A, B, C에 나누어 넣고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전기 충격을 주었습니다. 


A상자는 개가 코로 레버를 움직이면 전기충격을 멈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B상자는 레버를 끈으로 묶어 개가 어떻게 해도 전기충격을 멈출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C상자에는 아무런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24시간 뒤, 장애물만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상자에 개들을 다시 재배치했습니다. 


그 결과 상자 A, C에 있던 개는 장애물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지만, 상자 B에 있던 개는 장애물을 넘지 않고 오롯이 전기충격을 견뎠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상자 B에 있던 개는 어떤 시도를 해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학습했다는 것입니다.


빈번한 무력감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동기를 상실하게 합니다. 내적인 동력이 저하되면 이에 따라 실제 능력과 행동력까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않고, 만성으로 이어졌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스트레스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 없이 극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강의를 할 때 우리 몸에 마음이 위치한 곳이 어딘지 물어 본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가슴을 가르킵니다. 


우리가 속상한 일이 생기면 ‘가슴이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심장이 곧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감정과 심리의 상태는 심장이 아니라 뇌에서 주관하는 기능이고, 반응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관리하려고 할 때, 기분의 해소에 그치지 않고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만성적인 스트레스 또한 자신의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감정적인 마음의 상태를 이성과 논리적으로 바꾸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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