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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마음 챙김.

by Jellyjung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 속에서 잠겨 드는 날들이 이어진다. 고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너무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아지다 보면 이내 머리가 아파온다. 그 생각 속에 잠식되어 무게감을 견디지 못할 것만 같은 시간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대부분의 날들은 단조로운 듯 평화롭지만 어느 날은 앞서 말한 것처럼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다.


생활 속에서 이 풀리지 않은 실타래를 풀어보려 의식적으로 노력해 보지만 그럴수록 늪에 빠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는 몸을 더 바삐 움직이며 생각을 멈추려 한다. 오늘은 일상 속 피로가 쌓여 몸이 무거운 날이었다. 교대직 근무자들이 힘든 이유는 생활리듬의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트 근무는 일종의 밤샘 공부 이상의 에너지를 동반한다. 그렇게 근무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막상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날에는 억지로 잠을 청하지 않는다. 그냥 세탁기를 돌려도 되는 옷가지들을 대아에 담가 세제를 풀어놓고 불려놓은 다음에 샤워를 마친 다음 이불 빨래 하듯 옷 가지를 발로 세탁해 본다. 오래 입어서 너무 익숙한 트레이닝 바지와 상의를 세탁했다. 꽤나 오랫동안 쌓아두어서였을까! 묵은 때가 제법 나온다. 몇 번의 헹굼 끝에 맑은 물이 되었다. 이것은 곧 세탁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탈탈 털어서 옷을 널어놓고 물이 충분히 빠진 다음 건조대에 널어놓고 자연 건조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일상의 마음 챙김을 생각해 본다. 우리네 마음도 결국 찌든 때가 가득한 옷처럼 마음속 피로감이 쌓여 있을 때 이처럼 세탁하는 과정을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마음가짐을 고쳐먹는 것이다. 일상에서 이러한 고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깨달았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며칠 동안 피로했고 고민했던 과정이 풀리면서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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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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