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아줌마? 도대체 뭐라고 불러요?
아중씨라 부르는 건 어때요?
얼마 전, 슈퍼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앞에 있던 여자가 지갑을 떨어뜨렸다. 나는 자연스럽게 주워서 건네주려고 했는데, 문득 어떻게 불러야 할지 잠깐 망설여졌다. "아가씨?"라고 하기엔 뭔가 어색하고, "아줌마?"라고 하기엔 조금 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결국 무난하게 "저기요?"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 순간, 왜 이런 상황에서 적당히 부를 호칭이 없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이쯤 되니 확실히 느껴진다. 요즘 우리 나이대의 여성을 부를 때, "아가씨"도 아니고, "아줌마"도 아닌 적절한 호칭이 필요하다는 것. 예전에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아줌마가 되고, 젊으면 아가씨가 되는 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너무 애매하다. 나 역시 아이가 있어서 아줌마라는 호칭에 크게 거부감은 없지만, 내 주위에 미혼인 친구들은 "아줌마"라고 불리면 깜짝 놀란다. 그렇다고 "아가씨"라고 부르자니, 나이도 나이고, 그 호칭이 더 이상 맞지 않는 것 같으니 "저기요"가 유일한 선택지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아가씨와 아줌마 사이에 있는 사람들을 적절히 아우를 호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여전히 자신을 활기차게 살고 있고, 결혼 여부나 아이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를 존중할 수 있는 단어.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길에서 '저기요'로 불리고 있다.
그러니, 어쩌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호칭을 제안해 본다. "아중씨"라는 호칭이 어떨까? "아가씨"도 "아줌마"도 아닌, 그 사이에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말. 좀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애매한 호칭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