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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메마른 땅

by 김제주 Dec 08. 2024

저기, 하늘이 흐리다
무거운 구름이 자리 잡고
바람은 제 방향을 잃었네.
빛은 갇히고, 비는 멈추었으니
땅은 균열 속에서 목이 타오.

구름은 서로를 밀어내며
더 높이, 더 크게 서려 하지만
땅 위의 갈증을 보지 못한다.
비를 내리던 기억은 사라지고
이제는 그 자리의 무게만 남았구나.

새로운 바람이 분다 하여도
그 바람은 물 한 방울 데려오지 못하네.
휘몰아치던 약속은 모래처럼 흩어지고
하늘은 여전히, 닫힌 채 머물러 있다.

하지만 땅은 말이 없다.
균열 사이로 생명이 움트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다릴 뿐.
흐린 하늘도 언젠가 흩어지리라,
비가 오지 않아도 땅은 견디리라.

저 하늘 아래,
구름과 바람은 스쳐 지나가고
땅은 끝내 묻는다.
"모두 떠난 뒤,
누구를 위한 하늘이었는가?"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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