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노래를 쓰라며
리듬에 맞춰 부를 수 있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그 멜로디를
세상은 더 쉽게 원하니까
시는 너무 조용해
누군가의 귓가에 속삭이는 말들
때론 너무 무겁고
가볍게 흩어지는 구름 같다고
차라리 노래를 쓰라며
단순한 비트에 맞춰 춤추는 말들을
세상은 더 흥겹게 듣고 싶겠지
말도, 생각도, 가볍게 넘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시를 쓴다
종이 위에 남겨진 고요한 울림을
노래가 흘러가고 멈출 때
침묵 속에 숨어 있던 이야기를 찾으려 한다
노래가 그저 순간을 채울 때
시는 시간을 넘어서고
흔적을 남기며
아무도 모르게 그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