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처음 써본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손끝이 움직이는 대로
단어들이 흩어지고
문장들은 어딘가 엉켜버린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가?
시는 늘 그렇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질문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리도록 부추긴다
잘못된 길로 들어서도 괜찮다
어쩌면 그 길이 진짜 길일 테니까
나는 묻지 않는다
이것이 시인가 아닌가
사는 것이 늘 질문이었듯이
시는 그저 흘러가는 순간이다
그리고 순간은
잊힘 속에서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시가 아닌 것
그것조차도 결국 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 경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