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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주 Oct 05. 2024

작은 나무

작은 나무가 있다

바람은 쉼 없이 스치고

햇살은 다른 곳에 더 오래 머문다

그 나무는 가만히 그 자리에 있다


다른 나무들은 자란다

그들의 잎은 빛을 받아 춤을 추고

나는 그 나무를 본다

그러나 작은 나무는 여전히

가지를 피우지 못한 채 흔들린다


나는 기다린다

흙을 어루만지며 물을 주고

하지만 뿌리는 내 뜻대로 깊어지지 않는다

기다림은 고요하지만 무겁다


밤이 오면 나는 속으로 묻는다

이 작은 나무도 하늘을 향해 자랄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느린 것일까

나는 그 답을 알 수 없지만

여전히 기다린다

작은 나무가 언젠가

하늘을 찌를 만큼 자라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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