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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주 Oct 12. 2024

차라리 노래를 쓰라며

차라리 노래를 쓰라며

리듬에 맞춰 부를 수 있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그 멜로디를

세상은 더 쉽게 원하니까


시는 너무 조용해

누군가의 귓가에 속삭이는 말들

때론 너무 무겁고

가볍게 흩어지는 구름 같다고


차라리 노래를 쓰라며

단순한 비트에 맞춰 춤추는 말들을

세상은 더 흥겹게 듣고 싶겠지

말도, 생각도, 가볍게 넘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시를 쓴다

종이 위에 남겨진 고요한 울림을

노래가 흘러가고 멈출 때

침묵 속에 숨어 있던 이야기를 찾으려 한다


노래가 그저 순간을 채울 때

시는 시간을 넘어서고

흔적을 남기며

아무도 모르게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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