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봉사단 1

멍곰이 이야기 시즌 2

by 글 쓰는 멍


명절전이라 할머니가 장보는걸 도와드리러 멍곰이는

엄마와 함께 할머니 댁에 잠시 갔어요.

할머니는 혼자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계세요.


엄마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가다가

아파트 입구에서 내렸어요.

할머니댁 아파트 입구에는 벌써

명절 분위기로 활기가 넘쳐요.


설명절을 잘 보내라는 현수막과

동네 마트에는 많은 과일들과 물건들이

명절이 왔음을 실감나게 해요.


도착하니 할머니께서 마침 장을 보러 나가려고

장바구니 수레를 끌고 나오고 계셨어요.


"할머니 안녕하세요."

멍곰이가 말했어요.

"엄마 잘 있었어?"

엄마가 할머니에게 말했어요.

"안 그래도 장보러 가려고 하는데 왔구나!"

"할머니 같이 가요.

장바구니 수레안에 제가 들어가도 돼요?

저 한번 타 보고 싶어요."

멍곰이가 할머니에게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멍곰이를 보고 환하게 웃으시며

얼른 타라고 했어요.

그렇게 할머니, 엄마, 멍곰이는 시장으로 향했어요.


수레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어놓은 멍곰이가

생각보다 너무 귀여워요.

시장에 도착하자

명절 연휴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어요.

"수레타는거 정말 재미있어요.

꼭 놀이기구를 탄 것 같아요"

멍곰이는 좋아하는 고구마를

먹는 시간처럼 행복했어요.


짐이 한개씩 들어올 때마다

멍곰이는 몸을 조금씩 옆으로 비켰어요.

많은 짐들이 들어오자 멍곰이는 자리를 잃고

장바구니 밖으로 나왔습니다.


할머니와 엄마가 장바구니를 끄느라

힘들어 보이자 멍곰이는 말했어요.

"제가 끌게요."

사람이 끌기에도 힘든 장바구니 수레가

당연히 강아지인 멍곰이가 끌기에도

무거운 무게이지만

멍곰이는 평범한 강아지가 아니잖아요?

빨간 가방에서 마법 지팡이를 꺼내서

장바구니 밑에 있는 바퀴에

할머니와 엄마 몰래 마법을 걸었어요.

그리고 조용히 외쳤어요.

"샤릉 샤릉 샤르릉 가벼워져라."

가벼워진 장바구니를

정말 살짝 끄니.

마법으로 알아서 굴러가요.

스스로 굴러가는 수레를

멍곰이는 끄는 척 했어요.


시장의 풍경은 멍곰이에게 따뜻했지만

왠지 모를 걱정을 안겨 주었어요.

설날이라 아직은 추운 겨울바람에

얼굴과 발이 많이 추웠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추운 겨울 바람에도 장을 보며,

꽁꽁 언 손으로 무거운 수레를 끄는 것이

힘들어 보였거든요.


'할머니들이 다 무거운 수레를

힘들게 끌고 가고 있어.

봐 인상들을 다 쓰고 계시잖아.

자식들에게 먹이려고 장을 보는 마음은 행복하시겠지만

장바구니가 무거워서 힘들어 보이시는걸

특히 오르막길에 올라가는 저분을 봐

너무 힘들어 보여.

우리 강아지들이 비록 힘은 없지만

수레를 끄는 거라도 도와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돕고 살아야 하는 거잖아.'


멍곰이는 할머니가 장 보는 걸 도와드리고

점심을 먹은 후 대순이와 복순이가 학교에서 오기전에

엄마와 같이 집으로 서둘러 돌아왔어요.


집에 돌아오자 마자 방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방 밖으로 나오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죠.

엄마는 멍곰이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오랜만의 외출로 피곤해서 쉬는 것 같다고,

평소에 운동을 시켰어야 했는데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멍곰이가 쉴 수 있게 방해하지 않았어요.


탁탁탁탁

멍곰이가 열심히 앞발로 타자를 칩니다.

뭉툭한 앞발로 잘만 치네요.

타자를 독수리 타법으로 치는데

사람보다 더 빨리 치는 것 같아요.

역시 멍곰이는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죠?


강아지 봉사 대원 급구

우리 모두 어르신들을 도와줄 수 있어요.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이 광고지를 지나치지 말고 지금 바로

연락 주세요.

거기 지금 보고 있는 강아지 연락 줘요.


키득 키득 멍곰이는 혼자 웃었어요.

'이거 너무 강압적인 것 같은데 진지함이 없잖아. '

다시 적던 내용을 지웠어요.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한자 한자 적어 나갔어요.

열심히 무언가 문서를 만들어서 출력 버튼을 누릅니다.

눈에는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


강아지 봉사단을 모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멍곰이라는 강아지예요.

무거운 장바구니 수레를 끌고 다니시는

어르신들을 도와줄 강아지 봉사단을 모집합니다.

책임자:서멍곰

전화번호:000-000-0000

상시 모집 중

강아지 봉사단 창단 멤버 구함


멍곰이가 할머니들의 짐수레 끄는 것을 도와줄

강아지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완성했어요.

"엄마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멍곰아 어디 가는데?"

"나 일이 많아! 묻지 마! 나 착한 강아지 인거 알잖아.

나쁜 일하지 않아."

삐리리리- 현관문 닫는 소리가 들려요.


혼자 남겨진 엄마는 생각했어요.

'멍곰이도 사춘기가 왔나?'

혼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말을 해 주지 않으니

걱정이 되었어요.


멍곰이는 동네 게시판에 종이를 붙이기 위해서

아파트 관리 사무실을 찾았어요.

"어 광고물이니? 그거 게시하는데는 비용이 좀 든단다."

"얼마예요?"

"한장당 삼만원이란다."

"헉~알겠습니다."

어깨가 축 늘어져서 멍곰이가 관리 사무실에서 나와요.

바람이 차가워서 어깨가 더 축 늘어진 것 같아요.


그때였어요.

저 멀리 희망슈퍼가 보입니다.

"희망슈퍼? 왠지 이름이 너무 좋아!

가서 사장님께 붙이게 해 달라고 해야겠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헉~멍곰이는 깜짝 놀랐어요.

희망 슈퍼인데 사장님의 얼굴은

희망이 없는 것처럼 인상을 쓰고 계시네요.

저절로 멍곰이가 뒷걸음쳐지네요.

바로 정신을 차린 멍곰이는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해야 할 때는 용기가 필요한 거야

아저씨에게 거절당하고 혼나더라도

한번 부탁을 해보자!'

"사장님 죄송한데요. 제가 강아지 봉사단을 모집하려고 하는데요.

혹시 이 전단지를 슈퍼 한쪽에 붙일 수 없을까요?"

사장님은 희망이 없는 표정으로 전단지를 바라보았어요.

그리고는 아주 인상을 쓰며 말했어요.

"좋은 일인데 당연한 거 아니겠니? 제일 잘 보이는 입구 문에 붙이렴."

멍곰이는 안도 했어요.

"사장님 정말 인가요?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에요."


사장님께서는 인상만 좋지 않으셨던 거에요.

그리고 종이 한장을 주셨어요.

"동네 조기 축구회를 하는 우리 회원들이 하는 가게 명단이란다

카카오톡으로 말해 둘 테니 가서 그 가게들 문에도 붙이렴."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세상에 그 어떤 일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

이렇게 도와주시니까 가능한 거야.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고,

얼른 사장님께서 알려 주신 가게들에 가서

붙여야겠어.


멍곰이는 총총걸음으로 뛰어갔어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보여요.


과연 멍곰이는 강아지 봉사단 회원을 모집할 수 있을까요?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