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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해서

by 리좀

왜 그렇게 뛰어가나요

지나온 길을 알고 있나요

눈은 저 멀리 한 점을 향하고

발은 바닥에 붙어 있지 않네요


뭐가 그리 급한건가요

어차피 인생은 끝이 있어요

그렇게 달려가지 않아도

언젠가는 종점에 다다를걸요


그저 앞만 보고 내달리느라

죽을 만큼 숨찬 당신이 말했죠

살아남아야 한다고

살기 위해 뛰는 거라고


당신 뒤에서 걷는 자의 삶은

죽은 삶인가요 아니면

죽은 거나 다름 없나요 아니면

죽어도 좋은 삶인가요


이제 보니 당신 앞에도

더 빨리 뛰어가는 사람이 있네요

그럼 당신은 이미 반 쯤

죽은 건가요 아니면

죽어가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죽은 줄도 모르는 건가요


나는 여기에 있는데

당신은 너무 빨라 보이지 않네요

원하는게 뭔지는 몰라도

결국은 같은 방향인걸요

우리 같은 곳에서 만나요

나는 꽃들과 나무 그리고

바람과 같이 걸을래요

천천히 걸어 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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