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향해 외쳐라. 지나가라, 그러나 또다시 내게 오라! F. N
오늘, 원래는 아이를 로댕박물관에 데려가려고 생각했어요. 봄방학 기간에 부모 동반 아틀리에 두 개가 개설된다고 들었고, 6~10세 대상 1시간 30분 하는 활동을 예약하려고 했습니다. 아이가 24유로, 저는 실업자라서 9유로입니다.
활동비 33유로, 오고 가고 차비가 15유로, 비싼 동네 가면 꼭 들러서 빵 맛을 본다고 했었던가요? 가격은 차이가 없는데 맛이 기가 막힌 경우가 많아요 2개 6유로, 슈퍼에서 오렌지 짜고 3유로, 물이랑 초콜릿우유는 집에서 준비. 일단 기본 57유로. 기본 8만원이네요. 하지만 내용만 알차다면 아깝지 않습니다.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가고 싶다는 바닷가도 언급하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근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제이가 원래 화요일 목요일은 재택근무입니다. 오늘은 금요일. 오늘이 지나면 일주일 휴가인데.. 바캉스 전 회사를 가는 마지막 날이라 동료들끼리 정리할 일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8시가 넘었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하네요.
깨워야 하지 않냐고요? 그냥 둬야 합니다.. 괜히 아이 봄방학 일지 쓰는데, 우울모드로 빠져서 배가 산으로 갈 것 같으니 왜 그냥 둬야 하는지에 대한 내막은 다음에 적도록 할게요.
첨엔 저도 도와주려고 해 보고 그 아픔에 동참하려고도 해보고 했지만 그렇게 10년간 살면서, 저도 뭔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겠어요? 그냥 둬야 합니다. 일단 건드리지 않고 두긴 하는데, 저기 있는데 없는 사람이 되진 않잖아요? 그래도 아이 생각해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자.. 캄다운.. 주여.. 아... 후.. 하..
그냥, 그는 저렇게 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잠에 빠졌다.라고만 적고 말겠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타격을 입은 저는 아이를 데리고 파리로 나가서 즐겁게 활동에 참여할 마음까지는 나지 않네요..
어제 목요일 저녁에, 내일 저녁부터는 너도 휴가네?라고 대화를 물꼬를 터버렸죠. 제가 프랑스사리 연재를 시작하면서 첫 두어 편에 얘기를 한 바 있지만, 이 사람은 바캉스 전날부터 쌓이고 쌓였던 회사 스트레스가 화산폭발하듯 터져버리는 혹은 동굴로 깊숙이 들어가서 하루 정도의 금식은 기본이거든요. 어제 퇴근해서 저녁식사도 안 하고 올라가서 계속 잠만 자네요. 정리해고 얘기를 또 간접적으로 들었나.. 우리가 자는 소리가 들리면 그때야 나와서 1층에 있는 화장실을 가거나 뭐 그러는 소리가 잠시 나다가 또 금방 올라와서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네요. 그래도 술을 마시진 않았는지 넘어지는 소리가 나진 않네요.. 휴우.. 얘기 안 한다고 해놓고 얘기를 하고 있네요..
그의 상태가 이런데 무슨 문화적으로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파리 갈 마음이 생기겠어요... 가도 썩소만 얼굴에 가득하면 예술활동하러 온 부모들과 아이들 사이에서 내 얼굴만 이질적으로 동동 뜨겠지요..?
로댕박물관은 한국대사관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려서 대사관에 갈 일이 있거나 할 때 날 좋으면 한 번씩 가서 외부에도 전시된 많은 작품들을 만져도 보고 멍하니 쳐다도 보고 그런 친근한 곳이지만, 한 인간이 처절하게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데.. 우리끼리 시시덕거릴 기분이 나지가 않고..
솔직히 좀 짜증 나네요. 회사생활이 그렇게 어려우면 때려치우라고 그냥 다 정리해서 시골로 가자고 해도, 시스템에서 한번 도태되면 되돌리기 힘들다고 하면서 그 잡동사니가 다 들어있는 정리되지 않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아침마다 출근하더니.. 십 년이 되니 이제 자신도 벅차겠죠. 저 허약하고 빈약해진 지력 체력 심력으로 겨우겨우 커피로 니코틴으로 알코올로 버티다 버티다 이제는 코너에 몰린 거죠.
감정쓰리기통인양 자신의 불행의 쓰레기더미를 매일 꽃에 물 주듯 투척해 온 마누라에게는 더 이상 고통스럽게 고문하면 안 되겠다는 것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제 결혼 생황 10년이 지나서 현실자각타임을 가지고 있는 나를 이제는 만만하게 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바로 아이 손 잡고 이 관계 끝장낼 수 있다는 것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느낀 듯하네요. 저이의 반응에 내 마음이 투영되어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게 되네요.
저 인간 더 나쁜 놈 안 만들기 위해서라도, 토악질을 하려고 시동이 슬슬 걸리면, 일단 피하는 게 정답이란 걸 깨달았죠. 이런 작은 깨달음에 십 년이 걸리다니.. 난 참 무지했구나 싶네요. 순진했죠.. 더럽게 착해빠졌었네요.. 내가 독해져야 저 인간도 좀 고쳐줄 수 있을까요..? 모르겠네요..
인어넛셸, 회사의 사회의 일원이 되어 그 시스템 안에서 쓸모 있는 일원이 되는 것에 항상 불안함을 느끼던 친구가 있었어요. 2009년에 만난 그 친구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나는 뭐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깐요. 그런 오만을 맘에 품었던 대가로 10년간 그와의 결혼생활은 감옥 체험과 같았네요. 아니, 정신병동 체험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님, 중독자 치료센터 근무 체험이라과 할까요? 여하튼 이 시간이 며칠 있음 십 년이네요. 세월 가는 게 무섭습니다.
다음 십 년은 어찌 될까요? 세월이 더 빠르게 가겠죠? 살아있다면 오늘의 이 수준과는 조금 달라야 할 텐데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조지 버나드 쇼)
모든 걸 갖고자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기 드 모파상)
몸을 일으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존 이스트)
오전에는 아이 봄방학 숙제를 좀 시키고 빨래도 하고 점심 식사 후에 공원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걸어가면 30분 이상 걸릴 것 같아서 버스를 타자 싶어서 교통카드도 잊지 않고 준비해야겠죠? 버스에서 표를 사면 왕복5유로 한국돈으로 칠천원이네요. 두 코스만 가면 되는데 아깝잖아요. 혹 표 없이 그냥 타는 사람들 따라 하다가, 검표원에게 걸리면 그자리에서 바로 내면 50유로 7만원 벌금입니다. 추후 20일 내에 납부하면 80유로 12만원, 한달에서 세 달 사이에 납부하면 180유로 25만원 벌금입니다. 그럼 얼마나 기분이 나빠지고 전 생애를 다시 회상하며 황망해지는지.. 네..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저기 종류대로 다 내어 봤습니다. 다음 기회에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저도 법 없어도 살 것이라는 순진하고 순수하신 부모 밑에서 자랐는데 어쩌다 보니 저런 벌금을 다 내어보았네요..
자! 아이가 숙제 검사를 받으러 왔네요.
좀 지저분하게 대충 한 느낌이 없지 않은데.. 다 끝나긴 했네요.
그럼 출발.
광속으로 딸기잼을 우유식빵에 바르고, 물통에 물을 500미리 정도만 채우고, 어제 탕형제들에서 산 클레망틴 귤 마지막 2개도 넣습니다. 초콜릿우유와 휴대용 휴지를 챙겨서 집을 나섭니다. 오후 두 시 반입니다.
인간아.. 그래 더 자라... 계속 자라 원 없이 자라.
뭐 한두 번도 아닌데. 놀랍지도 않다.
네가 오늘 저녁에 나올지
내일일지 모레일 지
언제 나올지 몰라도..
우리는 공원에 간다. 여섯 시쯤에 돌아올게. 쉬어라. 문자 끝.
제이가 아침이 되니 기어 나오네요. 아홉 시입니다. 일찍 일어난 거죠. 그 말은 뭔가 자신은 어느 정도 가벼워졌다는 거네요. 아이는 어제저녁을 먹으면서도 아빠 저녁 차려둔 것을 보면서 신경이 쓰고, 자기 전에도 아빠 아직 자냐고 물어보고, 일어나서도 아빠 어디 있냐고 물어보고 그렇게 걱정했는데, 아주 꿀피부네요. 숙면을 취했나 봐요..
아빠 괜찮아?
어, 좀 아팠어
엄마, 아빠가 좀 아파서 많이 잔거래.
그래, 아침 먹자.
크루와쌍은 자기 전에 세 개를 꺼내둡니다. 그러면 밤 사이 2차 발효가 됩니다. 일어나서는 오븐을 5분 정도 예열해서 160도에서는 20분 정도 굽습니다. 다 익으면 오븐 문을 열어서 살짝 열기를 빼주고 꺼내서는 각자의 접시에 옮겨 담습니다. 보통 빵 굽기와 사과 하나의 껍질을 까서 잘라 두는 것은 제이가 매일 하는 일이지만, 그의 상태가 안 좋은 날은 내가 합니다.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의식처럼 반복적으로 하는 것에서 그는 평온을 찾는 것 같습니다. 이 시스템 안에서 난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는 느낌인가 봅니다.
딸아이와 나는 사과주스, 그는 오렌지주스. 과일주스 80퍼센트 정도 컵에 담고 물 20퍼센트 섞어 줍니다. 당이 너무 급격하게 올라가는 건 별로라서 언젠가부터 희석해서 먹어요. 100퍼센트 과일주스이지만, 직접 내리는 경우가 아닌 경우에는 항상 물을 이렇게 조금 넣습니다. 개봉 후 이틀 안에 다 먹으라고 적혀 있지만, 보통 사과주스 오렌지주스 두 통 따면 4~5일 정도 가요. 대가족이면 하루 이틀 안에 한 통 비우겠지만.
아이 음료는 우유를 살짝 데워서 코코아가루와 네스퀵을 좀 섞은 것으로 준비합니다. 혹자는 코코아가 별로라고도 하는 데 마그네슘 공급원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저를 위해서는 홍차를 준비합니다. 차가 어느 정도 우러나면 우유를 좀 섞어서 부드럽게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제 컵은 검은 도자기라서 베이지로 톤다운 된 따뜻한 차와 아주 예쁘게 잘 어울려요. 제이는 2009년 나를 만나기 훨씬 전에 만난 전여자 친구와 놀러 간 디즈니랜드에서 산 무슨 다람쥐 프린트의 500ml 대용량 컵에 차를 우려 그냥 시꺼멓게 마시고, 잔이 비면 바로 또 새까만 커피를 한 컵 연속해서 탑니다. 커피는 타서 몇 모금 마시다 두고는 결국 안 마시고 두고 회사 가는 경우가 잦아요. 아마도 정신을 깨우고 싶다는 의지는 있는데 마셔도 그렇게 이젠 효과도 없거나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 같아요.
이제 함께 슬슬 내 눈치를 보면서, 내가 크게 화가 나지 않은 것을 감지한 후 다시 회사 얘기에 슬슬 발동을 겁니다. 자신은 억울하다 플로항스가 나에게 이렇게 저렇게 얘기했다, 왜 모든 책임을 나에게 묻느냐, 내 일은 AI로 대체되어 없어질 것이다 사람들이 곧 없어질 직업인데 기분이 어떻냐고 묻는다, 이미 너 아직 나오고 있냐 그런 분위기다, 다른 동료의 일인데 그가 전화를 안 받으면 나한테 연락해서 날 괴롭힌다, 쟝 파스칼은 일을 적게 하는 데 나보다 월급을 훨씬 더 받는다, 하픽은 내 편인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전혀 아니었다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다, 회사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내 부모들이 나를 너무 흔든다, 그래도 나는 그들의 손을 놓을 수가 없다는 그의 특별한 가족에 의해 불안과 불행의 수액을 여전히 맞고 있고, 여기에 중독되고 종속되어 있는 그의 모습도 여과 없이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여기에 덧붙여 세상의 모든 불편한 이야기를 연결 연결 연결...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어쩌고 저쩌고, 피를 빨아먹는 유대인들은 꼴 보기도 싫다, 아랍인들이 어쩌고 저쩌고, 프랑스 정치인들은 인간도 아니라느니.. 끝이 없는 웅얼웅얼 중얼중얼..
우리 공주, 방학 일주일 동안 엄마랑 뭐 했니?
이런 걸 '의사소통의지'라고 하는 거다 왜 네 얘기만 우리가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 건데??? 그러니.. 회사에서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가는구나.. 그러면 10년간 그런 너를 다 받아주고 들어주고 한 내가 아직 정신줄 잡고 있는 거 보면 나도 진짜 대단하다.. 일단 네 욕은 오늘 여기까지만 할게.
날씨가 내일부터 조금씩 하강곡선을 그려서, 오늘 아침 8시부터 빨래를 3차에 걸쳐서 했어요. 1차는 흰 빨래, 2차는 수건빨래, 3차는 목도리나 털실로 짠 옷들 이런 애들을 빨았어요.
26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밖에 널려고요. 그래도 빨래를 밖에 너는 것, 이거 하나는 정말 기분 좋은 일 중에 하나네요. 정말 이 부분은 감사리스트 탑에 올라갑니다.
이후, 점심으로는 삼겹살을 굽고 상추를 씻어 탈수해서 준비했어요. 쌈장을 만들고 밥과 혹시나 해서 저 인간에게는 카레 남은 것을 약간 볼에 담아서 줬어요. 십 년이 되었는데도 흰 밥은 어색한 가 보더라고요. 퍼먹던가 비벼먹던가 찍어먹던가 니 알아서 해라.
그나저나 싱가포르 참기름 긴가민가하고 샀는데 한국산이랑 큰 차이도 없네요. 한국참기름이 저번에는 파리스토어에 있었는데 이번에 진열장도 많이 비고.. 목요일이라 물건이 빠져있었던 건가.. 업체와 문제가 있나..
저번에 파리음식박람회에서 통역할 때, 상무님과 대리님께서 제게 상담과 견적서 및 일지 적는 거 맡기시고 넓디넓은 엑스포장 한 바퀴 돌러가셨을 때였어요. 파리스토어 전체 사장인 60대 초반의 여자 회장님과 실질적으로 총괄관리를 하는 30대 중후반~40대 초반의 남자매니저가 우리 부스로 왔더라고요. 기존에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새 제품을 좀 설명 듣고 싶다고 하셔서 카탈로그 보여드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시제품도 직접 까서 드려보고 했어요. 견적서는 컨테이너 단위라서 일단은 적어는 뒀지만 내 본래 업무가 아니기에 확실히 하고자 한 바퀴 돌고 지나가시게 되면 한 번 더 들러주시라고 했었어요. 풍기는 이미지, 눈빛, 말투, 목소리, 세련되고 예의 바른 언어사용 그리고 그 남자매니저의 경우엔 열정과 상사에 대한 깍듯하고 진지한 자세 등.. 배울 것이 많은 분 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원래는 파리 13구에 장 보러 가면 보통 탕형제들 슈퍼마켓만 갔었는데 이제는 파리스토어까지 가게 된 거거든요. 물론 제가 맡았던 것은 오뚜기나 백설 쪽은 아니었지만 그냥 한국 제품이 저번보다 많이 빠져서 좀 걱정이 되더라고요. 탕형제들보다는 파리스토어에 한국제품의 훨씬 종류가 다양하거든요.
그건 그렇고.. 오늘 점심 먹고는 차량으로 갈 수 있는 곳을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벌써 술냄새가 감지되고 중얼중얼 웅얼웅얼 옹알이가 시작되고 아침에 들었던 것이 반복되고 있네요. 더 파국으로 치닫고 싶지 않아요. 저의 화 게이지가 오르는 것을 감지하고는 또, 마누라 찬양모드로 돌입합니다. 아름답고 어쩌고 저쩌고.. 우와 이 시끼 진짜.. 고만해라. 칭찬해 주고 너도 칭찬받고 싶은 거지? 그 마음은 알겠는데.. 너무 극단적이잖아. 너무 부정적인 것과, 너무 찬양 일색인 것. 이 중간은 도대체 어디 있냐는 거지. 왜 아이 얘기는 별로 하지 않느냐는 거지.. 딸이랑 내가 있으면 차라리 딸을 칭찬하라고.. 왜 내게 목을 매는 건데.. 네가 세 살일 때 엄마랑 아빠랑 이혼하고 혼자서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면서 핑퐁 공이 되어서 항상 애정을 갈구하는 거야? 너의 구원자를 찾느라고 그러는 거야?
그런데 너 그거 아니.. 너는 그 세 살 꼬맹이가 아니고 성인 남자라는 거. 아빠이고 남편이라는 거. 물론 이해는 할 수 있어. 한 번도 따뜻하게 사랑을 표현해주지 못했던 아빠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엄마라는 여자 사이에서 어떻게 자랐을지.. 계속해서 아빠의 사랑을 갈구하고, 네 엄마가 어떤 행실이더라도 그녀를 보호해주고 싶은 혼돈의 시간을 걸어왔겠지.. 근데 10년을 이해만 하고 있다면, 그건 바보 천지 얼간이지. 내가 그러했다는 거지.
내가 너와 결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 우리가 비슷한 인간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 과연 부부일심동체라 좋기만 한걸까? 나도 정말 정신 차려야 해 진짜. 근데 가랑비 옷 젖듯이 흥건하다, 너의 체취로.
이제 지난 십 년처럼 너를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나는 내가 더 이상 선택하지 않을 거란걸.
너, 정신 바짝 차려, 가능하다면.
그래도 지난 5일, 평온하게 지나간 편이니 그에 감사하자, 그래 정답은 네가 회사에 너희 집에 구멍이 많을 때를 빠르게 감지하고 아이랑 빨리 파리로 나가서 관광객들에 섞어서 심플모드 장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인 듯싶다. 그렇게 집에 와서 아이 씻기고 바로 자면 되니까..
그나저나 너랑 어찌 일주일을 지낼까.. 일단.. 생각 좀 해보자.
이렇게 일단 결론을 내려봅니다.
남은 일주일 저 인간과 함께하는 미션이 내 앞에 놓였습니다.
저 창조물이 정신줄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사람 신경을 살살 혹은 박박 긁어도,
나는 아이 앞에서 절대 큰 소리를 내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나는 내 말과 행동에 앞서 뭣이 중한지를 우선 생각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매 순간 깨어 있겠습니다.
일단 저녁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 빨래를 우선 싹 걷어와야겠네요 해가 있을 때 걷어야 하니깐..
양이 상당해서 건조대까지 추가로 내놨는데... 근데 시간이.. 빨래는 그냥 제이에게 부탁해야겠어요. 그래도 뭔가 도움이 됐다고 말해주면 엄청 좋아합니다. 칭찬은 제이도 춤추게 합니다. 정말 훨훨 날아갈 듯이 좋아합니다.
남은 주말도 편하게 쉬시며 온몸의 에너지를 재충전하시기를,